줄거리가 있는 모던댄스와 부담없는 컨템포러리 재즈. 인천출신 안무가 장구보가 이끄는 ‘댄스 컴퍼니 구보’가 7월을 열며 준비한 무대다.

“현대무용을 예술성에 초점을 맞춰 풀어내면 감상하기가 난해할 뿐더러 재미 없죠. 작품을 짤 때 줄거리를 놓고 설정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너무 추상적으로 흐르지 않으려는 장치죠. 반면 컨템포러리 재즈는 무용수의 기량에 초첨을 맞추더라도 객석에서 따라가는데 무리스럽지 않아요.” 장 대표는 이유있는 공연 상차림을 설명한다. 한편은 본인이 안무했고 다른 한편은 단원이 짰다.

어느덧 정기공연이 6회를 맞았다. 7월1일 오후 7시30분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 무대다.

그의 작품은 현대무용 ‘이카루스 패러독스 2’. 역설적으로 ‘해피엔드’라는 부제를 붙였다.

“지난해 인천무용제 참가작으로 1편을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연속 선상에서 2편을 염두에 두고 일부를 엮어 이달초 인천무용제에서 선보였죠. 엄밀히 말하면 결론만 같을뿐 서로 다른 작품입니다.”

설명을 더한다. 1편은 욕심을 쫓다 죽음에 다다르는 원본에 충실했다. 이번 작품은 행복을 위해 복수를 꿈꾸는 데서 출발한다. 복수를 한다. ‘그래서 지금 넌 웃고 있니?’라고 반문한다. 안무가의 답은 ‘노우’다. ‘언해피엔드’인 것이다.

컨템포러리 재즈는 정단원 김현진이 안무했다. 타이틀이 ‘한여름 밤의 꿈-몽상가들’.

장 대표는 안무의도를 옮긴다. “인간의 사랑방식인 에로스, 루드스, 스토르지, 아가페, 마니아, 프라그마 중 3가지 사랑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준단원이 무대에 서요. 센터에서 일정기간 수업을 받고 공연에 참여하는 이들입니다. 준프로가 오히려 일반 대중을 무용공연장으로 끌어오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보기 편하실 겁니다.”

2000년 인천출신 무용수로 구성된 무용단을 내걸고 ‘댄스 컴퍼니 구보’를 창단하기 전까지 그는 줄곧 중앙무대에서 활동했다. 졸업후 6년동안 한국컨템포러리에 적을 두었다.

“당시 인천에서 키운 제자들이 많았어요. 이들과 무용단을 꾸려보려는 의욕으로 고향에 온 겁니다.”

의욕과는 달리, 단원을 키우면 서울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됐다. “오래전부터 인천 무용계가 갖고 있는 고질병이자 한계예요. 무용수 조달이 정말 힘듭니다. 정단원이 매년 바뀌어나가는 구조입니다. 그래도 해야지요.” 겪을 일을 알기에 유독 꿋꿋해 보이는 그다. ☎(032)513-7802 www.kdc.com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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