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조차 쥐기 힘든 손가락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 일곱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피아노는 제게 많은 위로와 용기, 기쁨이 됐어요. 제게 희망이 된 피아노 선율을 다시 삶의 아픔을 겪는 모든 분들과 친구 들을 위해 들려드립니다.”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가 음악회에 앞서 건네는 초댓말이다.

희망의 전도사가 인천으로 나들이, 사랑의 콘서트를 올린다. 15일 오후 2시·5시 두차례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 무대다.

한손에 둘씩 네손가락, 다리도 무릎아래가 없는 선천성 장애아로 세상을 내딛은 희아다. 일곱살때 피아노를 배운다. 손가락 힘을 키워주고 열등감 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어머니의 배려다. 그러나 어린 희아에게 넘어야 할산은 너무 높았다. 건반 소리를 겨우 내기까지 무려 넉달의 시간이 필요했다.

용기를 준 계기가 찾아왔다. 오른손을 쓰지 못해 왼손만으로 피아노를 치는 라울 소사의 내한 연주회였다. 소사의 격려에 용기를 얻은 희아는 이후 매일 10시간 이상 혹독한 연습을 했다. 드이어 전국장애인예술대회(1993년) 최우수상을 거머쥔다.

이후 장애극복 대통령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고 97년 독주회를 시작으로 자선음악회와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등 해외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선천성 장애를 딛고 건반위를 네 손가락으로 가로지르며 어려운 음표들을 읽어나가는 열정은 인간승리의 감동을 전해준다. 들려주는 음악은 희망의 울림 그 자체다. “음악회를 통해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화합했으면 합니다.” 매번 음악회에서 전하는 메시지다.

인천 공연에서는 모두 열다섯곡을 준비했다.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 중 ‘기뻐하며 경배하세’에서 출발한다. 쇼팽 곡으로는 ‘왈츠 10번’ ‘즉흥 환상곡’을 준비했다. 파헬벨의 ‘캐논변주곡’, 리스트의 ‘사랑의 꿈’, 우리민요 ‘아리랑 변주곡’을 더했다. 마무리는 브람스의 ‘헝가리안 무곡 5번’이다. ☎(032)246-8769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