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무허가 판자촌 단칸방에서 파지와 고철을 모아 홀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이모(57·인천시 남구 숭의동)씨가 집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이웃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이씨는 급성 뇌경색으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 이에 따라 남구 ‘긴급복지지원사업’ 팀원들은 이씨에게 긴급의료비와 생계비 지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배우자와 두 아들, 가족 모두가 가출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씨가 수술하기 위해선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했다. 팀원들은 수소문 끝에 13년 전 연락이 끊긴 큰아들과 연락이 닿았고 이씨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이씨의 폭력으로 가족 모두가 가출해 살고 있었기 때문에 큰 아들은 처음엔 아버지와의 만남도 거부했다. 하지만 팀원들의 끝없는 설득으로 큰아들과 아버지는 13년 만에 재회할 수 있었고, 단절된 가족관계를 원만히 회복할 수 있도록 상담과 조언도 실시했다.

인천시 남구 ‘긴급복지지원사업’이 올 상반기 추진실적 결과 10개 군·구 가운데 우수구로 뽑히는 명예를 안았다.

지난해 3월부터 2010년까지 한시법으로 시행되고 있는 ‘긴급복지지원사업’은 ‘129기동반’을 운영, 생계곤란 등 위기상황에 처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신속하게 지원하는 선지원 후처리 원칙으로 실시하고 있다.

주 소득자의 사망, 화재, 심각한 질병 또는 부상 등 위기상황에 처할 경우 국번 없이 129를 누르거나, 시·군·구 긴급지원팀으로 연락하면 24시간 내로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출동, 확인 후 바로 지원하게 된다.

남구는 올 1월부터 5월까지 기동반 구성 운영과 대상자 발굴, 기관(장) 관심도, 홍보물 관리 등 종합적인 평가 결과 동구와 함께 1위를 차지했다.

이미 100여명의 대상자를 선정해 6억 원의 예산 가운데 2억7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195명의 대상자를 선정해 2억7천800여만 원을 지원, 서구와 부평구에 이어 2006 종합평가 3위를 차지했다.

남구는 각 동마다 복지위원을 2명씩 선정해 대상자 발굴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복지모니터요원들은 온라인상에서 대상자 발굴과 복지시책모니터링을 함께 병행해 민관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남구 주민생활지원과 허지연 서비스연계팀장은 “남구가 구도심인 만큼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있는 실정”이라며 “생계적으로 위급한 상황에 처할 경우 신고해 도움을 받을수 있다”고 말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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