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에 들어서기로 한 특목고(가칭 미추홀과학고)가 박촌동-효성동 두 지역간 갈등으로 2009년 개교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 교육청은 두 후보지 모두 학교부지로 적합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 제3의 후보지 등을 물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계양구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구는 최근 특목고 터로 박촌동 123번지에 도시계획시설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당초 제기된 예산문제가 해결이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촌동에 유치할 경우 시와 교육청이 책정한 사업비(250억원)보다 50억원 이상 투입돼야 하지만, 시비 지원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곽순환도로, 운전면허 학원, 공장 등으로 둘러쌓여 교육환경 역시 적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때 기부채납 의사를 밝혀 인천시가 특목고 부지로 심도있게 검토한 효성동 123번지 일대 도시개발사업구역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역지정도 되지 않은 상태고, 토지주와 시행예정사 간 기부채납에 대한 합의를 못 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부채납 의사를 밝힌 일부 관계자들은 개발사업대상지 가운데 공원 등 공공부지를 내놓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져 사업성 극대화만 추구한다는 지적이다.

교육청은 효성도시개발구역에 짓기로 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건설비를 사업주 등이 부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이런 마당에 특목고 논의는 불가능하다고 맞불을 놓았다.

계양구 특목고 추진이 장기 표류하자 부평의 한 개개발 추진위원회가 특목고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부평구 청천동 36의 3 ‘청천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예정구역’ 추진위는 1만9천여㎡(6천여 평)의 학교부지를 기부채납하겠다며 시에 특목고 부지가 포함된 개발안을 공식 제출했다. 또 특목고 부지로 선정되면 건설비까지 부담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표명했다.

이들은 추진위원 100인 회의에서 이와 같은 입장을 모으고, 지자체와 시의원·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다. 실제로 강창규 시의원은 지난 달 157회 정례회에서 시장에게 이 지역에 특목고를 유치해달라는 건의를 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답을 얻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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