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8일부터 3일간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과 관련, 한나라당은 이벤트성 정상회담이라며 비난한 반면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등은 정상회담이 한나라당 독주체제의 현 수세국면을 벗어날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8일 제9차 대선후보 합동유세에 앞서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지도부-대선주자 긴급회동에서 “대선용으로 악용하기 위한 이벤트성 정상회담은 안된다”며 “정상회담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급조해 실시하면 여러 가지 국익훼손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우리 당의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그 입장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만일 정상회담을 한다면 의제설정이 분명해야 한다. 북핵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의를 통해 한나라당은 ▲북핵폐기를 위한 실질적 성과 ▲북핵폐기 없는 평화선언·종전협정 체결 밀실 논의 반대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및 북한주민인권개선 가시적 성과 ▲투명한 회담추진을 정부에 요구키로 했다.

한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정상회담과 관련, 대선에 영향을 미칠 정치적 이용 가능성을 경계하며 의제와 절차의 투명성을 촉구했다.

이 전 시장은 “시기, 장소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북한을 개방할 수 있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며 “치졸하게 이번 대선에 정치적으로 이용할 꾀를 쓰면 안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은 우리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가장 위협하는 북한 핵 문제를 반드시 매듭짓는 회담이 돼야 한다”며 “모든 의제와 절차를 국민앞에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정세균 당의장은 이날 오전 “그동안 우리당이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주장해왔는데,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져서 매우 잘됐다”며 “지난 6월 국회 대표연설을 통해서 8·15광복절 전후시기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의원들이 방북하는 등 남북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해 왔는데 그 성과로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지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는 “민족적 대경사로 생각한다”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이 정례화되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확립되는 틀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이 남북관계 진전에 큰 전기를 만들었는데 이번 회담도 한반도 평화체제 확립에 큰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최대 현안인 핵불능화 약속이 반드시 이행돼야 한고 남북 경제협력의 획기적 발전 등 실질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김형탁 대변인도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한나라당을 겨냥, “대선병에 걸리지 않고서야 6·15선언 후 7년만에 열리는 정상회담을 어찌 대선용 이벤트로 평가절하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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