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31 지방선거 후 1년이 넘은 현재, 안상수 인천시장의 공약 이행도는 95.7점(100점 만점)으로 전국 16개 지자체 중 충북, 제주와 함께 공동 7위의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98.7점으로 1위를 차지한 경기도, 97점으로 공동 3위를 차지한 서울, 부산 등 주요 시·도는 물론 전남, 충남, 경남지역만도 못한 점수로, 유권자에 대한 책임있는 약속 이행 노력이 부족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실천본부)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선 4기 1주년 광역자치단체장 매니페스토 공약이행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각 광역지자체의 전체사업 중 지난 6월말 현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사업수를 백분율 환산해 평가한 결과, 인천시는 95.7점을 받았다. 이 점수만 보면 주민과 약속인 공약을 비교적 잘 이행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전체를 놓고 볼 때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가장 낮은 점수일 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중에서도 하위권에 속한다.

이는 실천본부가 공약이행도 평가와 더불어 진행한 ‘5·31지방선거 당시 주민들에게 약속한 매니페스토 공약이 이행계획서에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여부’ ‘16개 광역자치단체가 제출한 공약이행 계획서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로, 인천시는 이 항목들에서도 모범사례로 꼽히지 않았다.

매니페스토 공약이행계획서에 5·31지방선거에서 약속한 공약을 빠짐없이 담아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범사례로 소개된 광주·울산광역시 및 강원도, 전라남도의 경우 단체장이 모두 재선으로 역시 재선인 안 시장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실천본부는 안 시장의 경우,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위해 홈케어제 실시 -읍면동별 4인 배치 ▲우수교사 해외연수 및 안식년제 도입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공약이행계획서에서는 나타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실천본부가 각 지자체가 제출한 공약이행 자체평가서에 게재된 전체사업 중 신규사업(민선4기 들어 새로 추진하는 사업, 기존 사업중 새로운 혁신목표가 세워진 사업)의 진행정도를 분석한 결과, 인천시는 37개 신규사업 중 시행중인 것은 14건이었고, 추진단계는 11건, 계획(용역)중인 것은 12건이었다.

실천본부의 이번 평가는 각 지자체로부터 5·31지방선거 당시 발표한 공약, 당선 후 공약이행을 위한 장단기 종합계획을 담은 공약이행계획서, 2007년 6월말 기준 공약이행에 대한 자체평가서 등 3가지 문건을 제출받아 분석한 것이어서 객관성과 공정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다양하고 엄밀한 잣대를 들이댈 경우 지자체들의 자체평가 거품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유문종 사무총장은 “이번 평가는 4년 임기 중 1년차 활동에 대한 평가이므로 모든 공약사업을 100% 달성했다고 해도 공약진척도는 25%에 불과한 것”이라며 “앞으로 공약이행도 평가를 기본으로 하면서 주민만족도 등 주민참여 평가, 정책의 효과 및 성과에 대한 평가, 공약사업 담당자와의 면접 평가 등을 다면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니페스토란>

선거와 관련해 유권자에 대한 계약으로서의 공약, 곧 목표와 이행 가능성, 예산 확보의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공약을 말한다.

평가 기준으로는 공약의 구체성(specific), 검증 가능성(measurable), 달성 가능성(achievable), 타당성(relevant), 기한 명시(timed)의 5가지가 있다.

한국에서는 2000년에 전개되었던 낙천·낙선운동의 연장선상에서, 2006년 5월31일의 지방선거를 계기로 후보자들이 내세운 공약이 구체성을 띠고 있으며 실현 가능한지, 곧 ‘갖춘 공약’인지의 여부를 평가하자는 매니페스토운동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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