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용유도는 국제공항 입지로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해상공항으로 소음피해가 없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고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수도권과 근접거리에 있어 승용차로 30~40분이면 갈 수 있다. 또 인천공항 주변에는 3.5시간 이내 비행거리에 있는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51개나 위치하고 있다.

요즘 공항은 과거처럼 단순히 여객과 화물이 내리는 곳이 아니라 국제 비즈니스와 다양한 정보 전달은 물론 관광·레저,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항을 중심으로 각종 산업도시가 생겨나고 있다. 영종·용유도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고 개발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지금 영종·용유도를 비롯해 인천공항에는 대형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내년이면 인천공항을 비롯해 공항 주변이 모두 공사판으로 변할 지경이다. 지금도 인천공항은 갖은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항공기 안전을 위해 장애구릉사업을 벌인 삼목석산이 절토 상태로 방치돼 있으며, 용유도의 명산인 오성산도 잘려진 채 흙먼지만 날리고 있다. 오성산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 확장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을왕산과 왕산도 잘려 나간다. 용유도에는 남측유수지~북측유수지 도로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영종도에는 영종~여단포 도로개설공사와 금산IC, 인천대교 공사가 한창이다.

공항복합도시와 영종국제도시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는 주체가 제각각인데다 개발계획도 중복되는 등 실현가능성이 미지수다.

이미 토지 보상을 마무리한 운북복합레저타운은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주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의 화상그룹인 리포그룹의 상당수 자회사들이 조세회피 목적의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서류상 회사)인 것으로 알려져 시작도 하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운북동 50여만평 개발에 5조원을 투자한다는 것도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영종국제도시 570만평 개발을 위한 사업도 인천시와, 한국토지공사, 인천도시개발공사등 세 곳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본토 주민들과의 보상 문제 또한 만만찮다.

게다가 송도신도시의 공원·녹지율이 40% 이상인데 비해 이곳은 29.4%에 불과하다. 용유·무의 관광지구개발도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주관하고 있지만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다. 공항 외곽개발은 인천시가 추진하는 것과 달리 공항복합도시는 건설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중복시설이 수두룩하다.
이미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에 카지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북복합레저타운과 공항복합도시에 리틀 라스베이가스가 조성되고, 용유 해상관광단지에도 카지노가 들어선다.

호텔도 현재같은 계획이라면 10여곳이 된다. 여기에 기존의 공항신도시도 아직까지 자족도시로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종도에 신도시를 조성하고 왕산에 고급주택단지를 추진한다는 것도 문제이다.

이와 함께 용유도에는 해양관련 각종 테마파크가 조성되는데 인천국제공항공사도 공항 남측 유수지에 해양레저 스포츠단지, 왕산에 마리나파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지역에 각종 중복시설이 여기저기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아일랜드 패션단지’도 문제를 안고 있다. 국제업무지역의 에어조이 쇼핑몰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국제업무지역과 화물터미널역 등 2곳에 컨벤션시설과 쇼핑몰, 패션 아카데미 등을 나눠 건설한다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제대로 건설이 된다 하더라도 관할문제가 남아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중구에 속하지만 개발 주체는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건설교통부 등이다. 차후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관할주체를 일원화해야 한다.특히 공항복합도시 또한 문제이다. 공항과 함께 개발해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다. 외국공항들도 공항시설 내에 도시를 형성한 곳은 거의 없으며 조성했다 하더라도 발전하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영종·용유도에는 수년 내에 여러 개의 도시와 관광·레저단지가 개발될 것이다. 하지만 이 상태라면 각종 후유증이 유발돼 개점휴업 위험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천공항과 영종·용유도가 계획대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인천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각 개발 주체를 총괄하고 객관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정부기관이 필요하다.

또한 실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계획 남발보다는 특화된 전략을 갖고 이들 문제점들을 철저히 검증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일이 우선순위이다. 그런 후에야만 인천공항과 영종·용유는 물론 인천이 세계적인 국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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