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컨테이너 중심항을 지향하며 의욕적으로 문을 연 인천남항컨테이너터미널(ICT)과 선광컨테이너터미널(SICT)이 불과 개장 1~2년 만에 시설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이들 터미널의 야적장은 컨테이너를 더 쌓을 공간이 없을 정도로 꽉 차있다.

ICT는 부족한 컨테이너 야적장을 확보하기 위해 운영사무실 옆 공간에 마련했던 주차장 부지를 컨테이너 야적장으로 활용할 만큼 상황이 급박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컨테이너 터미널의 작업시간도 더뎌졌다.인천항이 어렵게 유치한 정기컨테이너 선사들은 혹시 배가 지체될까봐 배가 들어올 때마다 걱정이 많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새벽 벌어진 완하이해운 정기컨테이너선의 12시간 외항대기를 놓고 인천항 이용선사들의 신경이 매우 예민해졌다.현재 인천항 사정으로는 이같은 일이 언제든 재발할 수있기 때문이다.

항만 사정이 어려워지자 운송회사들의 사정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운송트럭들이 컨테이너를 싣거나 내리기 위해 터미널에 도착해도 무려 2~3시간을 대기해야 한다. 배가 들어오는 날이면 컨테이너터미널 부근 도로는 대기차량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운송회사들은 평상시 야적장에서 터미널까지 8차례 왕복하지만 요즘은 4차례 밖에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인천항 컨테이너 흐름이 점차 막혀가고 있는 것이다.관련업계는 이같은 문제가 인천항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심각한 불균형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인천항을 이용하는 정기컨테이너선들은 내릴 물건은 많은데 실을 물건이 없다. 컨테이너 수출입화물의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다.완하이해운은 900TEU를 내리면 싣는 것은 절반인 450TEU수준, 인천에서 동남아항로를 운항하는 SYMS라인도 500TEU를 내리고 80TEU를 싣는다. 골드스타라인은 600TEU를 내리면 120TEU 정도 싣는 게 고작이다.

나머지 남는 빈 컨테이너는 인천항 주변 어딘가에 쌓아놓아야 한다. 현재 이들 컨테이너를 쌓아놓은 곳은 인천항 제1 준설토투기장에 있는 컨테이너야적장이다.

그러나 이 컨테이너야적장이 올 연말까지만 운영된다.인천항만공사가 이 컨테이너 야적장을 올 연말까지 폐쇄하고 내년부터 냉동창고 부지로 활용할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컨테이너 야적장을 확보하는 일은 인천항이 컨테이너중심항으로 자리잡기 위한 최대 현안으로 등장했다.

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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