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역환경청이 롯데건설이 제출한 계양산 골프장 건설 환경성 검토서에 대해 국책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하 KEI)의 부정적인 의견에도 불구, 3차에서 일부 검토위원들을 바꿔 ‘조건부 동의’를 해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롯데의 ‘그린벨트 관리계획 목상동 롯데 대중골프장 수립 환경성 검토서’에 대해 KEI측은 지난 달 22일 ‘기훼손지는 복원하고 3차 사업안은 2차 토지이용계획과 차이점이 없다’는 의견을 한강청에 내놨다.

수질, 지형·지질, 동·식물상 등을 검토한 5명의 KEI 연구위원은 “골프장을 동-서로 나누어 계획할 경우 녹지축을 단절한다”며 골프장 건설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지형·지질을 검토한 위원은 롯데가 골프장을 만들겠다는 기훼손지역에 대해서도 ‘복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사업지역 서측에 주능선축인 한남정맥이 통과하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형적으로 보전가치가 있다”며 “이미 훼손된 지역도 복원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KEI는 지난 2월 낸 2차 검토서에서도 서측에 배치된 골프코스의 대부분은 제외해야 한다며 한남정맥에 인접한 훼손된 구간(서측 코스)은 자연상태로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었다.

또 동·식물상을 검토한 위원은 골프장을 추진하게 되면 생태계연결성이 단절된다고 밝혔다. 특히, ‘생태적 관점에서 2차 토지이용계획과 차이점이 없다’고 전제한 후, 형질변경지역에 조성되는 동-서 코스 인근 녹지가 생태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롯데측이 3차 사업안에서 부지면적을 155만1천230㎡에서 98만5천㎡로 축소했지만, 형질변경 면적은 8천600㎡에 불과해 2차 사업안과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 시민단체측과 의견이 일치한다.

이와 함께 동 코스는 형질변경면적이 훼손지역 면적 만큼 계획됐고, 계획 중인 근린공원 부지와 연계될 경우 생태계의 단절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KEI는 9홀씩 조성된 서코스와 동코스 모두 부정적인 의견을 제출했던 셈이다.

한강청은 KEI측과 환경부에서 풀단으로 구성한 전문가 그룹에서 임의로 검토위원을 선정해 KEI와 6명의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받았다.

1차, 2차 검토에 참여했던 검토위원들은 모두 ‘부동의’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한강청은 3차 검토 작업에서 일부 검토위원을 바꿔 ‘조건부 동의’를 해준 것으로 알려져 국책기관인 KEI의 의견을 무시한데다 1, 2차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자 3차에서 개발에 찬성하는 전문가를 선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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