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 지하상가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 있을 뿐입니다.”

(주)부평역지하상가 경영지원팀 신재필(45) 팀장은 지역경제 활성화가 구호에 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나 구 등 지자체에서 재래시장을 위한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 1986년 준공, 면적 9천374㎡2의 부평역 지하상가에는 총 421개의 점포가 있다. 경기 불황에 이어 지역에 대형마트와 할인점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지하상가는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다. 더 이상 남의 힘에 의지할 수만 없다.

(주)부평역지하상가는 현대화 사업은 물론 상인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자생력을 키우는 데 힘을 모았다. “지난 2000년 상인들이 중심이 돼 개·보수 추진위원회를 결성, (주)부평역지하상가라는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신 팀장은 대형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노후 시설을 초현대식으로 개·보수해 쾌적한 환경을 이끌어내는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해에는 지하상가를 친환경페인트로 도색했다. 1억 원이 넘는 예산을 상가 임차권자들이 자발적으로 냈다.

신 팀장은 “시공 후 실내공기질 측정결과 유해물질 9개 항목 모두 적합 유지기준으로 검증됐다”며 “지하라 공기가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인식에서 탈피, 단순한 쇼핑공간이 신문화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일조하게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올해 첫 시작한 상인대학에 상인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점포관리, 디스플레이, 고객서비스 등 현장교육과 심화교육 등이 4개월에 걸쳐 실시되고 있다. 여기에 학생회까지 발족되면서 자발적 참여도가 기대 이상이다.

신 팀장은 올 가을에는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기획됐다고 했다. 지하상가에서 패션쇼와 비보이 공연 등 문화행사는 물론 지하상가의 성공사례 탐방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신 팀장은 재래시장 상품권이 지하상가에는 많이 유통되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카드수수료 인하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풀뿌리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는 이룰 수 없습니다. 상인들의 각성도 필요하지만, 지자체 등에서도 실질적 지원 등이 동반돼야 합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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