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에 갤러리를 들이고 다양한 기획·초대전으로 지역내 예술문화의 파장을 확장시켜온 옥련여고 연정갤러리가 어느덧 한해를 채웠다.

그냥 넘길 리 없다. 새로운 1년을 출발하는 의미를 담아 개관 1주년 기념전을 열고 시민들을 초대한다. ‘한국화 전통의 맥과 새로운 모색전’이다. 지난 1일 개막, 이달말까지 한달동안 이어간다.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장르를 한국화로 정했습니다. 전통미술에 대한 외면이 깊어요. 젊은 작가들은 한국화를 안하려 해요. 어느 때보다 침체돼 있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전통미술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학교 미술교사로 줄 곧 전시를 기획해온 이창구 작가가 한국화를 택한 이유를 말한다. 스스로 한국화를 그리고 있기에 절실함이 더 크다.

전통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학교 방침도 한몫 했다. 전교생이 한조각씩 나눠 완성한 교내 벽화 주제도 전통에 뿌리를 둔 십장생이다. 그 작업이 출발점이 돼 학생과 교사들의 뜻이 합쳐져 탄생한 공간이 갤러리다.

“개성이 사라진 퓨전문화가 곳곳에 보편화돼고 있는 요즘 전통의 가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전통의 맥을 꿋꿋이 이어가는 작가들이 있어 역사는 빛을 발하고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지리라 확신합니다.” 장기숙 옥련여고 교장이 전시의미를 짚는다.

인천의 중견·원로 한국화가를 대거 초대했다. 더불어 신예 작가도 불렀다. 모두 41인이다. “이제 막 피어오르고 있는 젊은 작가들을 위해 장을 열어준다는 의미에서 참여시켰습니다.” 인천예고 출신중 갓 대학을 졸업한, 혹은 예정인 7인이 그들이다.

1, 2부로 나눠 연배가 60년생 이상인 ‘나이 든’ 작가가 앞서 전시를 하고 16일부턴 ‘나이 덜든’ 작가가 이어간다. “전통과 모색은 공존해야 합니다. 근간은 전통으로 같죠. 보여지는 방식에선 작가마다 다양합니다. 같은 길을 가면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지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좋아해서 즐겁다고 말한다. 갤러리를 찾는 일반인의 편안 발걸음이 있어 행복하다고 덧붙인다. “시내 초·중·고교에 전시 일정을 띄웠습니다. 주위 학교만이라도 많이들 발걸음 해주었으면 합니다.” 교사로서 작가로서 바람을 전한다. ☎(032)834-5481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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