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옹진군이 백령도 소각로와 매립장 설치비용을 확보해 놓고도 땅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군은 올 연말까지 소각로와 매립장 설치공사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이미 확보한 예산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할 처지다. 군에 따르면 1999년 진촌리 1672의 7에 설치한 백령소각로(용량 시간당 200㎏)가 워낙 낡은데다 매립장도 올 연말이면 용량이 한계에 달해 더 이상 쓰레기를 묻을 수 없는 형편이다.

백령 소각로는 마지막으로 검사한 2004년 1월 다이옥신이 69.55나노그램(ng)이 검출돼 기존시설 권고치인 40ng(신규시설 5ng)을 넘어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안전진단 결과 이 소각로는 집진시설 등을 보수를 하더라도 권고치를 만족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소각로와 같은 시기에 조성된 비위생 매립시설인 백령매립장도 용량(2만2천800천㎥)이 거의 차 연말쯤이면 1인당 하루 0.9㎏ 배출하는 쓰레기를 처리할 데가 없다. 더욱이 백령도의 경우 관광객만해도 15만명에 달해 쓰레기 발생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군은 지난 해 6월과 12월 매립장 조성예산 30억원(국고 30%, 시비 70%)과 소각로 설치예산 20억원(국고와 시비 각 50%씩)을 확보한 상태다. 또 지난 해 12월과 이달 매립장(용량 4천㎥)과 소각로(용량 시간당 500㎏)의 실시설계 용역을 준공했다.

하지만 매립장과 소각로를 새로 설치하기로 한 진촌 미완공 간척지안 터(진촌리 2376-1)의 매각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456㏊에 이르는 진촌 미완공 간척지는 농림부가 494억 원을 들여 15년만인 지난 해 11월 매립 준공한 곳이다.

따라서 군이 이곳에 소각로와 매립장(전체 면적 1만㎡)을 설치하기 위해선 농림부로부터 땅을 사들여야 한다. 농림부는 농업목적으로 매립한 진촌 미완공 간척지의 일부를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용도로 사용하려는 군의 계획에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백령도 주민들은 농토가 많아 한해 농사로 3년 동안 먹을 쌀을 생산하는 실정을 감안해 농사가 아닌 관광시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간척지의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촌 미완공 간척지는 일단 5년 동안 농업용으로 사용한 뒤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

군은 이에 따라 백령도에 소각과 매립시설이 당장 필요한 현실을 농림부에 인식시키고, 진촌 미완공 간척지의 매각을 서둘러 줄 것을 계속 설득하는 중이다.

군은 또 진촌 미완공 간척지 일부를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부지로 지정해 줄 것을 시에 요청해 놓은 상태다. 군은 올해 안에 소각로와 매립시설 공사를 발주하고 시공업체와 계약을 하지 못할 경우 확보한 예산 50억 원을 국고에 반납해야 한다.

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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