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천에서 49개교(22.6%)가 교복을 공동구매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혹자는 올봄 전국적인 이슈였던 교복 문제에 비해 저조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실제 첫 단계치고는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올초 교육·시민단체들과 ‘인천교복공동구매네트워크’를 구성, 교복 공동구매 운동을 주도한 노현경(45)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은 22%의 수치에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적지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지난 2001년 부터 고가의 교복 문제와 대형 교복업체들의 담합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그러나 제대로 힘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는 겨우 8~10개교(4%)만이 공동 구매했다.

“공동구매를 경험해 보지 못한 학부모 입장에서 유명케이커의 교복 광고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황에서 얼마 더 주더라도 입학 때 제 자식이 원하는 교복을 사주는 것이 편할 겁니다”

그러나 교복 착용 시기를 늦추는 등 여러 장애를 넘어 올해 학부모들이 주축이 돼 공동구매를 이끌어 내고, 대형 업체 교복의 절반 값에 구매한 것은 우리 학교 내 학부모의 위치나 정서상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다고 노 지부장은 설명했다.

그는 또 교복공동 구매 결과 반값의 교복구입이 가능함이 증명됐고, 큰 업체들이 공동구매와 교복값 거품빼기 운동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 가격을 내리는 효과가 사상 처음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 지부장은 교복공동 구매를 제도적으로 안착시키지 않고 반짝 이벤트로 끝낸다면 얼마 안가 교복값은 또 다시 오를 것이라고 경계했다.

“여기서 만족할 수 없습니다. 교육청이 여러차례 공문을 보내고 학부모,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은 결과로 이 많큼 해냈지만 아직은 참여 학교 수가 적습니다. 더 많은 학교와 학부모가 공동구매를 할 수 있도록 저희같은 단체와 교육청이 함께 지원, 독려해나가야 합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이에따라 25일 시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교복공동구매 활성화를 위해 이번 공동 구매와 관련한 자료와 향후 계획을 요청하는 한편, 앞으로 교복 구입과 관련한 내용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할 수 있도록 법제화 운동을 전개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송정로기자 goodsong@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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