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려고 연못 속까지 들어간 것입니다.”

막노동으로 근근이 생활해오던 3,40대 일가 세 명이 인천시 서구 G골프장 연못에서 골프공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서부경찰서는 한모(42·경기 오산시)씨 형제와 이종사촌 이모(30·오산시)씨 등 3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했다. 한씨 등은 21일 오후 11시20분쯤 서구 원창동 G골프장 연못에 잠수복을 입고 몰래 들어가 골프공 8천400개(시가 58만원 상당)를 건져 올려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오다 일자리도 찾지 못해 그동안 별다른 수입없이 생활해 왔다.초등학교를 졸업한 동생 한씨가 최고의 학력으로 변변한 일자리 찾는다는 것은 이들에게는 쉽지 않았다.

결국 한씨등은 골프장 인근 주민들이 골프공을 주워 판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거리를 찾아 잠시 방문했던 인천시 서구지역 골프장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사건 발생 5일 전에는 골프장 연못에 직접 들어가 물깊이를 재고 있는 가진 돈을 몽땅 털어 중고 잠수복을 구입했다. 1개당 50원에 판매된다는 골프공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이다.

이들은 늦은 밤, 두 시간 동안 골프장 이용객들이 게임 중 빠뜨린 연못 속 골프공을 하나하나 손으로 주워가며 자루 12개를 채웠다. 그러나 순찰 근무 중이던 경찰의 검문검색에 걸려 이들의 돈벌이는 수포로 돌아가고 모든 범행사실을 털어놓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절도 행각들을 보아왔지만 얼마 안되는 돈벌이를 위해 야심한 시각에 연못 속을 휘젓고 다닌 이들을 조사하면서 내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