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 남부정형외과 이종행(45) 원장은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마다 인근에 있는 경찰종합학교로 왕진을 간다. 벌써 5년 째 매주 한 시간 씩 짬을 내 교육생들을 치료하고 있다. 점심식사는 틈이 날 때 가볍게 해결하고 학교로 향한다.

훈련 중에 생긴 가벼운 찰과상도 의사의 진료 없이는 함부로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원장의 방문은 건기에 내리는 단비와도 같다. 2001년 부평역 근처에 지금의 병원 문을 열고 한창 분주하던 때,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고향 선배가 이 원장에게 경찰학교 봉사를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경찰종합학교에 고정적으로 교육생들을 치료해 줄 의사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병원에서 멀지도 않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시작할 당시만 해도 교육인원이 많아서 한 시간에 30명 가량을 진료할 정도로 바빴다.

2002년부터 시작한 것이 매주 화요일 계속 됐다. 일년에 한두 번쯤은 몸이 좋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봉사를 걸러본 적이 없다. 그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믿음을 줬다.

“기다리는 환자들이 있는데 의사가 아프다고 빠질 수야 있나요. 개인적인 활동은 저녁에 하면 되는 거구요.” 이 원장이 의사가 된 것도 ‘두 손으로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었다. 그는 ‘큰 부자가 아니어도 소외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늘 고민했다. 3학년을 마친 그는 군대를 다녀와 의과대학에 입학하리라고 마음 먹었다.

“두 손만을 가지고도 어려운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직업이 의사라고 판단했죠.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굳은 의지 때문이었을까, 1년 만에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에 합격, 93년 의사자격증을 획득했다. 남들보다 6년 늦은 출발이었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에 책임을 지기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제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가야죠.”

최보경기자 bo41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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