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냉혹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정영두의 안무에 깃든 매력은 특출나다. 정확한 춤 표현과 테크닉의 즐거움은 그렇다치고 공존하기 힘든 동시대의 정서를 춤의 아름다움과 결합한 창조적인 계기들은 발견의 미학에 값하는 재능의 소산이다.”

춤전문 월간지 ‘몸’에 실린 공연평이다. 주목받는 젊은 무용가 정영두의 춤세계에 대한 국내 평단은 예외적으로 호감으로 다가간다.
정영두의 춤을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있다. 그가 인천 관객들을 만나러 온다. 이번 주말과 휴일, 월요일까지 3일동안 남구 용현동성당내 시민교육연극센터 시연센소극장에 춤을 풀어놓는다.

연극배우 출신 무용가답게 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춤꾼이다.
대표작 ‘내려오지 않기’로 일본 요코하마 댄스컬렉션 문화재단 대상과 주일프랑스 대사관 특별상을 수상, ‘한국 컨템퍼러리 진수’라는 찬사를 얻어냈다. 독무 혹은 2인무를 통해 끊임없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속에서 응시하는 타자의 사유를 이끌어낸다.

인천무대에서도 문제의 화제작을 선보인다. 무용수로 무대에 서는 대신 해설가로 나섰다. 작품 비디오 영상을 따라가며 언어로 안무의도를 푼다.

메인 무대는 최근 창작 ‘텅빈 흰몸’. 해외무대에서 한번, 국내 초연은 얼마전 ‘2006 국제현대무용제’에서 선보였다. 60분 원작을 40분으로 고쳐 인천에 들고온다. 아니나 다를까 1인무다.

“작품을 보면서 받은 느낌은 몸이 해탈을 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텅빈 흰몸’ 그자체였죠. 무대 세트도 없습니다. 조명은 화이트 하나만 씁니다. 말그대로 몸하나로 승부를 보는 작품입니다.” 박은희 시민교육연극센터 대표가 작품에 대한 감상을 전한다.

안무가에게 작품의도를 들었다. “일본 희곡작가이자 연출가 오타쇼고의 글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버린 것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봅니다. 어쩌면 정말 소중한 것들을 흘려버렸을지도 모르죠. 지나쳐버린 시간과 공간들을 움직임으로 표현했습니다.”

시민교육연극센터가 짝수달마다 역량있는 예술인을 초청해 올리는 ‘해설이 있는 무대’의 2006년 첫 작품이다.

공연은 무료. 24·25일 오후 4시, 26일 오후 7시30분. ☎(032)866-4408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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