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은 인천의 진산으로 생태적으로 가장 우수한 공간임과 동시에 많은 시민들이 찾는 휴식처다. 그러나 롯데건설 관계자가 작년 초 테마파크 간담회 자리에서 “롯데그룹은 계양산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라고 밝혔듯이 1990년대 초부터 1997년에 이어 2003년에도 롯데에서 골프장 건설을 시도한 바 있고 아직까지 계양산 개발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명의로 되어 있는 계양구 다남·목상동 일대 80여만 평의 부지에 골프장, 위락시설, 생태공원 등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한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2006-2011년)을 계양구에 제출했으나 허가가 반려되었다.

인천은 자연녹지가 다른 대도시에 비해 크게 부족한데다 대기오염마저 심해 인천시민들에게 있어 계양산의 존재 의미는 특별하다. 인천의 내륙은 녹지공간이 27%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서창지구, 검암지구, 청라·영종지구, 논현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과 불법적인 훼손으로 인천의 자연녹지공간이 점점 축소되는 상황이다.

또한 주택과 공장 등 불법 무허가 건축물의 난립, 불법 경작지 조성 등으로 녹지훼손이 심각하여 녹지의 건강성이 열악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 도심지 가장 큰 녹지공간을 자랑하는 계양산, 그것도 계양산중 가장 울창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간직한 80만평의 숲이 훼손된다면 재벌의 경제적 야욕에 인천 시민들의 허파와 같은 생명 공간이요 안식처는 사라질 것이다.

인천 시민과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대착오적인 롯데의 집요한 계양산 개발도 문제이지만 재벌의 개발계획에 동조하며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구청장 당선자의 발언이 더욱 황당하고 시민들을 절망하게 한다.

당선자는 골프장 등 계양산 개발만이 낙후된 계양구 경제를 살리고 구민들을 잘살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한다. 정말 대규모 골프장 및 레저단지 조성이 계양구 경제를 살리고 구민들을 잘 살게 할 수 있을까? 지역경제에 대한 골프장의 기여는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고용창출이 가능하다면 실제로 어떤 일이 어떤 경로를 통해 가능한지 정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세수입도 증대될 거라 한다. 하지만, 단기적인 경기 부양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골프장으로 경기를 부양하려 한다면 인천의 모든 산하를 파헤쳐야 할 것이다. 오히려 토지의 생산력은 잃고, 환경오염에 대한 피해를 제거하는 데에 비용이 들 것이다.

계양산은 롯데 사기업의 자산이 아니다. 계양산 같은 대규모의 녹지는 한 기업가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맘대로 개발할 수 있는 사유물이 아니라 262만 인천 시민의 생명 터요, 숱한 생명체들의 안식처이다. 각종 난개발로 녹지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의 계양산 개발은 인천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해하는 살인행위와 같다.

계양구청장 당선자는 계양산 보전을 위한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제발 저버리지 말고 더 이상 구시대적 개발논리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계양구민과 인천시민들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바로 헤아려야 할 것이다. 계양산이 파괴되면 인천시민의 미래도, 건강도 없다.

인천시와 계양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천시민의 생명이요,자산인 소중한 계양산을 더 이상 개발광풍에 내몰지 말고 조속히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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