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내 일부 대학의 부설기관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운영하는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이 불법취업을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인천시 A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올 3월 이 학교 한국어 과정에 지원한 250여 명의 연수생 중 제적이탈자가 71명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30여 명의 연수생은 학교 측과 전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외국인 연수생을 모집한 이 대학은 올해까지 360여 명의 학생을 등록받았고, 무단 이탈자가 총 69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취업, 사실상 불법체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 학교는 2004년부터 중국 내 유학원이나 자매결연을 맺은 학교를 통해 연수생을 모집해 왔고, 1인당 1년치 등록금 400만 원과 기숙사 요금 200만 원씩 받아 한국어 등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어학연수생에 해당되는 D4비자를 받기 때문에 6개월에 한 번씩 비자를 연장해야 되고, 취업 등은 일체 금지돼 있다. 연수생들이 학교에서 이탈해 불법취업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학교 측은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연수생들은 학교 인근 오피스텔 등에서 분산돼 생활하고 있고, 출석체크만 할 뿐 이들을 일일이 관리하기 힘든 실정이다. 50일 수업일수에서 결석일수가 14일이 넘으면 출입국관리소에 현황을 제출할 뿐이다.

이 학교는 연수생들에게 1년치 등록금을 한꺼번에 받기 때문에 연수생 관리보다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이 학교 연수생들과 관계자들은 한국 내 직업소개소가 활개를 치고 있어 연수생들이 불법취업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책임을 돌렸다. 연수생들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에는 직업소개소에서 뿌린 명함이 수십 개 나돌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서류심사를 거쳐 연수생을 모집하고 있다”며 “이탈자가 많으면 출입국관리소에서 비자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에서는 2개의 대학에서 해외 연수생을 모집해 한국어 등을 가르치고 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