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때문에 울고, 핸드볼 때문에 웃는다’

차세대 핸드볼 여자 국가대표를 꿈꾸는 인천 송현초 장이슬(6년)-최수지-김상미-최진아(이상 5년)에게 느끼는 공통된 정서다.제35회 전국 소년체전 여자 초등부 핸드볼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송현초 김정식 교장은 “장래 이들 4명 어린 소녀들의 가슴에 태극기가 선명할 것”이라며 대견해 했다.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며 포스트플레이를 펼치는 장이슬은 할머니만을 모시고 사는 소녀 가장이다.

그리고 농구로 치면 포인트 가드 역을 맡은 센터 최수지 역시, 오빠와 할머니가 가족의 전부다. 또 왼쪽 사이드에서 활발하게 게임을 조율하는 김상미는 어려서부터 고아원에서 자랐고,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게임메이커 최진아도 가정형편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들 4명의 소녀에게 핸드볼은 유일한 즐거움이자 인생 최고의 목표처럼 보인다.

이날 이들의 결승전 상대는 평균신장 160㎝의 장신을 자랑하는 경기 가능초. 경기 전반을 8-15로 리드당한 상황에서도 이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17-21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4점차로 점수를 좁혔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들은 팀동료들과 코트에 주저앉아 참았던 울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들의 어깨를 감싸줄 따뜻한 손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남몰래 이들을 도와준 학교 체육관 관장 김남표(47)씨는 차마 이들 앞에 나서 자식처럼 어깨를 두드려 줄 수 없었다며 뒤돌아 서서 소리없이 눈물을 훔쳤다.

김씨는 “어려운 여건에도 굴하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어린 선수들이 너무도 대견하다”며 “오늘은 평소 사주지 못했던 맛난 음식을 먹여야 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딱한 소식을 접한 김씨는 2년전부터 담배를 끊고 용돈을 모아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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