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안부

 

누군가의 위로 말씀은
흔히 주변을 맴도는 간지럼타는 위안이고,

한때 그리움을 함께 나눈
그대의 입김이 서린
달콤한 편지를 열어보는 시간은
고향을 잊어버린 생각으로 외로움을 탄다

누구나 고독을 즐기다 보면
신기루 같이 달려오는 현란한 안부가
움켜쥔 한 추억을 놓으며
깊숙이 사라지는 것을,

그 고독을 잡기 위해 손을 벌리면
미끄러진 세월 속으로 아득히 사라지는
그리운 얼굴들,

모두가 사라지고 나면
풋사과 닮은 연둣빛 은행나무가 한축을 들며
나를 향해 묻는다,

그대를 염려한 안부는
누구의 이름으로 고독한가를?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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