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연합, “바다 유입시 죄다 미세플라스틱 되는 주범”

인천녹색연합이 목수천 인근에서 주워모은 담배꽁초들.

 

담배꽁초 쓰레기에 대한 시민 인식 제고와 시의 정책 추진이 함께 요구되는 결과가 민간 환경단체에게서 나왔다. 인천시와 국토부, 환경부는 물론 한국도로공사까지 참여하는 협의 테이블을 통해 대책 마련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15일 인천녹색연합은 공식성명을 내고 “도로변과 하천유입부 등에서 담배꽁초들이 대량 발견되는데 이것이 도로와 하천을 통해 유입돼 결국 바다로 흘러가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주범이 된다”며 “관계 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지난 10일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의 계양IC 인근 10m 구간과 목수천 우수관 하천유입부 삼산농산물도매시장 인근 15㎡ 구간에서 각각 354개, 338개 담배꽁초들을 확인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10m 거리와 15㎡ 면적이 사람 한 명이 불과 수 초에 다닐 수 있는 좁은 환경임을 감안하면, 인천시민들과 도로 이용객은 물론, 특히 흡연자들의 시민의식 수준은 분명 비판의 대상이다.

또 이런 대량의 쓰레기들을 처리하지 못하고 캠페인에도 소극적인 인천시 및 국토부, 환경부, 한국도로공사 등도 책임 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들 구간에 버려진 담배꽁초들이 제때 청소되지 않고 차단되지 않으면서, 비가 내리면 담배꽁초 및 구성 성분 등이 배수로를 타고 흘러내려와 하천으로 유입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인천에 위치한 고속도로 길이만 118.5km에 달하는 상황에서 불과 10m 구간에서 300여 개가 넘는 담배꽁초를 확인한 만큼, 전체 고속도로에서는 얼마나 많은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을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울 지경이라는 것이다.

담배꽁초 필터의 90% 이상은 ‘셀룰로오소 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다. 이 소재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017년 5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소재 대부분이 생분해되지 않으며, 햇빛과 습기 등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 조각으로 부서지고, 하천과 바다로 유입된 담배꽁초는 담배에 포함된 7000여 가지의 화학물질과 미세플라스틱 성분으로 인해 해양오염을 발생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결국 이러한 환경에서 성장한 해산물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밥상에 올라오는 셈인 만큼, 인천녹색연합은 해결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이 단체 관계자는 “도로와 하천에서부터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관리하는 체계, 흡연자들의 인식 개선 캠페인 등 대책 마련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한국도로공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인천광역시의 도로 및 하천관리 부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 단위로 버려진 담배꽁초를 관리하는 방안은 아직까지 전무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환경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담배꽁초 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 자료는 현재 담배꽁초의 수거 및 처리 과정에 대한 시스템 자체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태임을 나타내고 있다. 또 담배꽁초 발생량 및 해양유입률 등 국가적 통계자료도 수립되지 않은 실정이다.

환경부의 해당 자료는 담배꽁초로 인해 하루 약 0.14~0.7t의 미세플라스틱이 국내 연·근해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는데 이 역시 추정치임을 적시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외곽의 도로들은 담배꽁초뿐 아니라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데, 담배 연기를 마시지 않을 권리가 있듯 담배꽁초로 인한 미세플라스틱을 먹지 않을 시민들의 권리도 있고 이 권리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로와 하천에서의 유입 차단, 더 나아가 담배꽁초가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캠페인 등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것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한국도로공사, 인천시 등 관계기관이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이 기관들이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모이는 ‘논의 테이블’부터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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