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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사람들이 먹는 음식마다 다문화의 삶이 들어 있다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이진경

동네에서 꽤 소문 난 반찬가게에 들렀더니 동남아 출신 여성이 눈에 들어온다. 진열돼 있는 여러 가지 반찬을 유심히 보고 있다. 민속학자 Spiro는 새로운 문화와의 문화변동 과정을 겪는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변하는 것이 음식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녀의 표정에서 선택의 난감함은 당연한 거였다. 한국사회의 결혼이주여성이란 입국시기에 따라 특징이 있는데 첫 번째 유형은 1980년대 말 중하층 한국 남성과 결혼한 중국 조선족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평균적으로 거주기간이 길어 자녀들이 군대를 다녀오기도 하고 대학생이나 사회인으로 살아간다. 

두 번째 유형은 1990년 전후 특정 종교단체의 주선으로 이뤄졌거나 좋은 조건의 삶을 찾아 한국 남성과 결혼한 일본, 필리핀, 중국 여성이다. 세 번째 유형은 2000년대 초부터 중국 및 필리핀 국적 결혼이민자의 증가가 두드러지면서 최근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태국 등 150여국의 출신 국적으로 다양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다문화사회라고 하는데 음식에 대한 생각은 그런 다문화사회에 걸맞을까?

반찬가게에 있던 여성은 어떻게 왔느냐는 질문에 상호명이 찍힌 명함을 택시기사에게 보여줘 찾아왔다고 했다. 한국음식 만들기가 서툰 그녀의 가족들이 선택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어떤 결혼이주여성은 한국 음식을 하자니 소금으로 간을 맞춰야 하는지, 간장으로 간을 맞춰야 하는지, 노롯노롯하게 구우라고 하던데 아니면 삼삼하게 하라는데 어떻게 하라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단다. 

결혼이주여성들 대부분은 세상에서 건강에 제일 좋고 맛있는 발효식품 김치와 된장을 당연히 먹어야 할 것으로 한국에 입국하자마자 강요받는다. 더 없이 좋은 한국음식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사람은 태어나고 성장한 곳에서 먹던 음식이 곧 삶이며 문화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가 음식이 되는 것이니 나와는 생소한 환경의 다양한 음식들이 생명유지로, 식도락의 행복감으로 누렸을 음식에 대해 다문화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잇고 다양한 삶을 수용하는 대문역할이 바로 음식일 테니 그렇다. 

특히 조선족이나 고려인들이라 해도 오랜 중국생활, 러시아. 중앙아시아 생활을 통해 사회문화적인 상당한 변화를 겪으며 오히려 중국 한족. 유라시아와 유사한 식생활을 하는 경우를 알아야 한다. 

반면, 오랜 한국생활을 떠나 대만에서 노후 생활을 하고 있는 화교는 한국에 있는 자녀에게 김치, 된장, 고추장 등을 보내달라고 한다. 그리운 음식이 된 것은 정치, 사회, 경제, 종교적 영향을 받는 인간이 하나의 습성으로 가지고 있는 문화 요소 중의 하나일 수 있다. 

결혼이주여성,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구성원, 지역주민들, 학교에서 식생활 관련 교육이나 상담 시 이러한 점을 유의해서 전달해야 할 요소이다. 

간혹 동남아든 중국이든 여행 후 음식 냄새가 고약해서 굶고 왔다는 말에 덧붙여 후진국이라서 그렇다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0년 넘게 한국생활을 했지만 청국장은 물론 된장찌개를 먹지 못하는 일부 외국인에게 우리의 음식도 향이 짙다는 말이다.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생식건강 실태조사’ 결과에서 결혼이주여성이 ‘임신 중 먹는 음식이 출신국가 음식과 달라 전혀 먹지 못한 경우는 12.8%, 잘 먹지 못한 경우 49.6%로 약 60% 정도가 음식관련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2명이 넘는 25.8%는 매일 한 끼씩 굶는다. 한국의 김치는 먼 나라에서 자국 음식을 먹으며 향수병을 달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처럼 사람 누구나 먹는 음식엔 다양한 문화의 삶이 들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다문화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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