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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종전선언보다 더 급한 전제조건이 비핵화선언과 군축선언이다인천소상공자영업자연합회 회장 정치학박사 장순휘

지난 16일 14시 49분에 온 국민이 참담한 심정으로 개성 남북연락사무소가 3초 만에 폭파되는 충격적인 장면을 봐야했다. 

그 장면이 함의하는 것은 단순한 건물의 폭파해체가 아니라 바로 북한이라는 적이 존재하고 종전(終戰)이 아닌 정전(停戰)이며, 아직도 제2의 6.25전쟁의 개연성이 있다는 심각한 남북갈등의 확증인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저 만행은 남한을 향한 겁박이고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확실한 군사적 우위에서만이 저지를 수 있는 오만불손한 행패로 직시(直視)해야 할 북의 실체이며 바로 이것이 분단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과연 이 세상에서 어느 나라가 상대국의 재산을 협의도 없이 몰상식하게 한 순간에 파괴해 먼지가루로 만드는 짓을 할까?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온다’는 옛 속담으로도 부족한 표현한 비통한 사건이다. 

그런데 여당의 국회의원이라는 자들 173명이 21대 국회개원과 동시에 발의한다는 것이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이다. 지난 13일 김여정이 “대적(對敵)행동 행사권을 군에 줄 것”,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의 황당무계한 군사적 도발을 시사하는 성명을 발표한 다음날 아부하듯이 나온 말이고, 이를 무시한 채로 16일 대남도발을 일으켰다. 

14일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종전선언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이후 67년간 지속되고 있는 한반도 정전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2018년 4.27판문점선언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논의 및 합의돼왔다”고 강조하면서도 그 선언 속에 ‘군축’과 ‘한반도 비핵화’는 거론하지 않았다.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김의원은 “종전선언은 북측이 원하는 체제보장에 긍정적 시그널로 작동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견인하는 조치로 종전선언을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조심스러운 것은 남·북·미·중 종전선언이 실행되면 곧 바로 ‘평화협정’체결하자고 나올 것이다. 

소위 ‘평화협정’이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남북상호 불가침합의서’로 둔갑 할 것이다. 그 다음은 한반도에 전쟁이 사라졌으니 외국군대의 주둔은 불필요하고 민족자주의 입장에서 철수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주한미군의 철수를 빌미로 반미운동이 일어나고 결국은 남북 군사력의 ‘불균형의 불균형(UB of UB)’이 고착되고, 북한의 군사력을 앞세운 온갖 요구에 순응해야하는 비극적 드라마가 전개될 것은 불 보듯 뻔한 것이다.

특히 6.25전쟁의 정전상태(armistice)에서 종전상태(ceasefire)로 변환하는 것은 국제전쟁의 성격상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전쟁에 참전한 모든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문제라는 점에서 정치권에서 정략적으로 ‘종전선언 결의문’ 따위를 함부로 던져서는 안된다. 여기에는 국제법과 유엔사 설치법도 관계가 있다.

첫째, 6.25전쟁 정전협정의 당사국 지위에 대한 국제법상 사전 협의가 있어야 한다. 정전협정의  정식명칭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이다. 당시 중공(中共)은 비정규군으로서 인민지원군(the Chinese People’s volunteers)을 동원·투입했었고, 휴전 후 해체됐다는 점에서 중국의 참전국 지위는 상실됐다고 보는 견해가 맞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도 유엔군사령부를 대표해 ‘유엔군사령관으로서 미 육군 대장’이 서명한 것이지 ‘미국의 육군 대장’이 유엔사 참전국을 대표해 서명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새로운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등에 서명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현재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하도록 돼있는 한미연합사령관은 사전에 참전 16개국의 동의를 얻는 절차가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에는 서명당사국은 아니라도 북한의 전쟁 상대국으로서 배제당하는 것은 부당하며, 1950년 7월 14일 유엔사에 ‘작전지휘권 (operational command authority)’을 위임해 유엔사의 구성군으로서 미8군의 작전지휘를 받는 한국군이었기에 유엔군사령관의 서명으로 권한을 위임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국제법상 서명당사국은 북한과 미국이 대표하는 유엔사령부이며, 한국과 중국은 전쟁당사국으로서 포함해 남·북한, 미국과 중국의 4개국이 동등한 지위에서 협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 당사국 지위문제부터 쌍방에게 장애물로 작용한다면 ‘종전선언 결의문’은 말장난에 불과한 정치적 쇼인 것이다.

둘째, ‘종전선언 결의문’은 한국의 정치적 의견은 될 수 있으나 유엔사의 군사적 업무와 무관하다. 유엔안보리 결의 제83호에 의해 설치된 유엔사는 1953년 휴전이래로 정전협정에 관한 관리업무(정전협정문 서언)를 하는 유엔의 기구인 것이다. 

따라서 종전협정이 체결되면 정전협정 제5조(부칙) 제62항에 의거해 대체 협정이 나오고 유엔사의 해체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것이 평화가 아니라 바로 대한민국의 몰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북의 군사적 신뢰회복과 군사력의 균형이 전제되지 않은 한  결코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국회의 결의문은 '4.27판문점선언'제3조③항에 따른 ‘종전선언 결의문’만 하는 것보다 ②항 ‘군축선언 결의문’과 ④항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조기이행 결의문’도 함께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종전선언’보다 더 쉽고 더 급한 것은 바로 ‘비핵화선언’과 ‘군축선언’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 전제조건들이 사전에 해결돼야 종전협정이 유의미한 것이다. 아무리 급해도 실을 바늘허리에 매어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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