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대 광역시 중 인천의 시내버스운행 여건이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인천시가 버스준공영제 시행을 앞두고 인천발전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의뢰한 ‘인천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방안’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지역 버스전용차로 연장비율은 7.2%로 전용차로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울산을 제외하고 전국 7개 광역시중 최하위 수준이다.

인구수에 비례한 총 버스노선의 1일 운행거리는 287.8㎞로 서울(225.2㎞)과 부산(208.5㎞) 보다 길었다. 이는 시외지역과 연계 노선이 많은 타 지역과 달리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도심을 빙글빙글 도는 장거리와 굴곡노선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천은 또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간 평균환승 거리가 27.4초에 달해 지하철역이 있는 4대 광역시 중 대구(28.2초) 다음으로 길었다.
서울은 8초, 부산은 4.6초로 버스정류장에서 지하철역까지의 거리가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은 버스정류장 주변의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도 평균 0.3건에 그쳐 버스운행여건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1999년 인천지하철 1호선 개통이후 1조원 밑으로 떨어졌던 교통혼잡비용이 최근 5년간 매년 1천억원씩 증가, 2004년 1조6천537억원을 넘어 섰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밖에 인천시내 주요 버스정류장별 운행노선의 특성에서

▲부평역은 간선버스 13개와 좌석버스 2개, 지선버스 24개, 광역버스 2개 등 총 41개 노선이 운행하고 있으며, 이들 버스노선의 평균 운행간격은 8.2분에 달했다.

인천에서 가장 많은 버스 노선이 지나는 부평역은 100번대 좌석버스의 평균운행간격(6.5분)보다 500번대 지선버스(8.8분)의 간격이 더 길었다.

▲주안역은 간선버스 10개와 지선버스 8개 노선 등 총 18개 노선이 운행하고 있으며, 평균운행간격은 9.3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 이용이 많은 이 역은 지선버스의 평균운행간격이 6.5분으로 가장 짧았다.

▲동인천역은 간선버스 20개, 좌석버스 2개, 지선버스 4개 등 총 26개 노선이 운행하고 있으며, 평균운행간격은 7.8분으로 조사됐다.

▲인천터미널역은 간선버스 15개, 좌석버스 4개, 지선버스 4개, 광역버스 2개 등 총 25개 노선이 운행하고 있으며, 이들 버스노선의 평균운행간격은 12.9분으로 나타났다.

다른 주요 정류장에 비해 각 노선의 평균운행간격이 긴 것은 강화 등 시외로 나가는 버스노선의 운행간격이 길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시는 이들 노선 중 80~90여개에 달하는 적자노선에 매년 약 100억원 가까운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나 제도개선 없이는 신설 노선의 증가로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서는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공공성을 강화한 강력한 버스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버스준공영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결론지었다.

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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