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망 구축·앵커시설 유치 등 지연 우려
공급과잉 따른 최악 미분양 사태 가시화

부천 대장동 일대가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비상이 걸렸다.

교통망 구축과 학교, 병원 등 핵심 앵커시설 유치 지연은 물론 최악의 미분양 사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7일 부천 대장지구와 고양 창릉지구를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조성하는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2만 가구 4만7000명을 수용하는 부천 대장지구에는 68만㎡의 자족 용지와 첨단 산업단지가 조성될 전망이다.

패키징, 금형, 로봇, 조명, 만화 등 부천시 5대 특화산업과 지식기반산업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게 된다.

아울러 인근 계양 테크노벨리와 함께 660만㎡ 이상 매머드급 신도시 개발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 IC∼서운분기점 구간에 하부도로를 개설하고 서운IC를 신설할 계획이다.

봉오대로에는 현재 건설 중인 서서울고속도로 고강IC를 신설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남북 교통량을 분산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밖에 굴포천 주변 수변공간은 22만㎡ 규모의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굴포하수처리장과 자원순환센터의 시설을 지하화해 30만㎡ 규모의 멀티스포츠센터와 체험 학습장을 확보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문제는 부천 대장지구의 경우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와 약 8㎞의 거리를 두고 인접해 있어 신도시 지정 여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인접 지역에 상대적으로 입지여건이 좋은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교통 등 인프라 구축과 핵심 앵커시설 유치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 검단신도시 주민들의 설명이다.

부천 대장지구에는 김포공항역(공항철도, 5·9호선, 대곡소사선)과 부천종합운동장역(7호선, 대곡소사선, GTX-B 예정)을 잇는 총연장 17.3㎞의 S(슈퍼)-BRT가 설치된다.

청라 BRT를 S-BRT와 연계해 부천종합운동장역, 김포공항역과 바로 연결하는 공사도 진행된다.

검단신도시의 더딘 교통망 구축계획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인천지하철 2호선 검단 연장사업은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 선정에서 제외됐고, 서울 5호선 검단 연장은 지자체 이견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 앵커시설 유치도 검단신도시의 숙제다.

검단신도시는 중앙대 안성캠퍼스와 중앙대병원을 유치하려다 실패했고, 중동 자본을 유치해 업무·주거·교육·오락 기능을 복합시킨 스마트시티를 조성할 계획도 세웠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특히 검단신도시는 부천 대장지구 외에 계양구에서도 1만6500가구 규모의 3기 신도시 계양테크노밸리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그 여파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분양 사태는 검단신도시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문제다.

앞서 계양테크노밸리 사업이 발표된 이후 1274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한 검단신도시의 한 단지는 48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7만 가구 규모의 검단신도시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의 계양테크노밸리와 부천 대장지구가 유리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올해 검단신도시에서는 1만2000여 가구가 공급을 앞두고 있어 최악의 미분양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검단신도시 주민 A씨는 "서울과 인접한 부천 대장동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공급과잉과 미분양에 따른 집값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인천 북부지역의 경우 검단신도시 이외에도 민간주도의 도시개발 사업 등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어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여기에 3기 신도시 지정으로 3만7000가구가 추가로 공급될 경우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