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넝쿨의 숙명 / 김순찬     
                   

남들과 같은 떳떳한 나무기둥 하나 없는 게
늘 한이 되었나보다
한 여름엔 왕성한 욕심으로 넓은 들녘과
바위 언덕을 점령하기도 했지

높은 키 버드나무를 뒤덮어
거목인 양 우쭐대고
까맣게 죽어버린 고목에 푸른 옷입혀
살아있는 척 도 했다
호기심이 넘쳐 도로변 팬스를 넘기도 하고
고속도로까지 무모한 질주도 해봤다

그러다 원래 모습이 들어나는 초겨울
비참한 최후의 순간 넝쿨줄기는
결국 나무기둥 없이 자취를 감춘다

※시인  김순찬은...
인천시 남동구 서창남순환로 190-15
2015년 시인 등단
인천문인협회 , 한국크리천문학가협회에서 활동
한양대학교 및 동 대학원 졸업
현재 고용노동부 부천고용센터 근무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