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월드컵 기간동안 인천지역 거리응원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반면 대형 스크린을 보유한 영화관에서는 앞다퉈 월드컵 생중계 방침을 정하는 등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는 300인치 이상 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뒤 거리응원을 펼칠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로 부터 중계권을 확보한 업체에 CCTV 부가방송료를 내야 한다.

때문에 대규모 거리응원을 준비중이던 각종 기업체들은 스크린 중계계획을 아예 취소하거나 추이를 관망중이다.

인천에서 가장 큰 야외 스크린을 보유한 문학경기장은 당초 GM대우자동차를 통해 대규모 응원전이 준비돼 왔었다. 하지만 얼마전 독일월드컵 공식후원사라는 후광을 업은 현대자동차로 야외응원업체가 뒤바뀌었다. 부가방송료 징수권한 업체가 ‘현대의 업계 라이벌인 GM대우차를 견제 했을 것’는 추측이 가능하다. 갑작스레 끼어든 업체가 얼마만큼 준비를 철저히 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시간대도 문제다. 오는 13일 토고전(오후 10시)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2경기는 모두 새벽 4시에 열린다. 새벽까지 응원객들을 거리에 붙잡아 놓을 수 있는 묘책을 마련해야 하는 업체들로서는 여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반해 인천지역 대형 극장들은 양질의 스크린을 앞세워 모두 월드컵을 생중계키로 방침을 정했다. 위축된 거리응원 열기를 극장으로 흡수하자는 취지에서다.

실내스크린을 통해 월드컵을 중계하는 극장들은 부가방송료 부과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마케팅을 펼칠 절호의 기회로 보고있다.

인천시내에 있는 CGV인천·주안·관교와 부평의 롯데시네마는 일제히 월드컵 생중계 상품을 내놨다.
CGV 인천은 14개관(3천석), CGV주안은 9개관(1천777석), CGV관교는 4개관(424석) 전체를 개방해 월드컵을 중계키로 했다. 2개관(273석)을 보유한 롯데시네마도 마찬가지다.

입장권은 푸마스포츠 매장과 CGV에서 이벤트 행사 등을 통해 나눠 줄 계획이다. 극장들은 월드컵 중계시간 1~2시간 전까지만 영화를 상영하고, 이후부터는 응원객들을 받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은 부가중계료 부과라는 직격탄을 맏은 데다 시간대 등의 변수로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때 만큼 거리응원 열기는 뜨겁지 않겠지만, 아늑한 시설로 유혹하는 극장가는 오히려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종환기자 k2@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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