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51회 현충일이다. 나라를 위하여 공헌하고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그 위훈을 기리는 날이다. 그런데 인천지역 보훈대상자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생계가 어려워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운 마음이다.

인천보훈지청이 참전용사를 제외한 보훈대상자들의 소득수준 실태를 등급을 나눠 조사한 결과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6등급 이하가 6천450명으로 전체 1만1천432명의 57%를 차지했다.

관내인 부천 김포 광명시등을 포함한 조사에서도 6등급 이하가 1만563명으로 전체 1만9천95명의 55%를 넘었다. 2만명의 보훈대상자 가운데 3분의 1은 보훈연금을 거의 받지 못하는 계층으로 이중 많은 분들이 생계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보훈대상자의 어려운 현실이 어제 오늘 갑자기 등장한 것도 아니고 하루 아침에 해결될 성질의 것도 아니다. IMF 사태 이후 초래된 양극화와 최근의 경기침체로 이들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세계 10위권의 경제국임을 자부하면서도 아직도 이렇게 심할 정도로 사회의 그늘을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예산만으론 보훈대상자들의 처우개선에 한계가 있다면 이젠 사회가 나서야 한다. 영국의 사례를 보면 현충일에 맞춰 재향군인회에서 제대군인을 돕기 위한 자선활동으로 양귀비(Poppy) 조화를 판매하고 이 날을 ‘Poppy Day’라고 하여 전 국민이 조화를 달고 1차대전 전사자 등 국가 유공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보훈처에서도 6월 보훈의 달을 맞아 보훈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나라사랑 큰 나무’ 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나라사랑 큰 나무’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국가유공자의 고귀한 희생과 공헌의 바탕 위에 이룩되었고 이러한 희생과 공헌이 정신적 귀감으로 가치 있게 받아들여지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으로 승화돼야 함을 상징적으로 함축하고 있다.

인천지역에서도 최근 의미 있는 움직임이 서서히 일고 있다. 인천의 기관장, 사회단체장 모임인 인화회가 지난해부터 보훈가족의 공헌과 희생에 감사하는 뜻에서 성금을 모아 전달해 온 데 이어 올해에는 중소기업은행 경인지역본부에서 본부장과 각 지점장들도 함께 참여해 생계가 곤란한 가정에 성금을 보낼 예정이다.

보훈은 국가의 기본적인 정신이다. 국민으로 하여금 국가를 믿고 의지하게 하며 그럼으로써 국가에 충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국민이 국가를 사랑하도록 하려면 보훈정신을 문화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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