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항만시설확장에 나선 중국 항만업체들이 오는 2010년 대규모 인수·합병(M&A) 열풍이 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2010년 이후 중국항만은 물동량에 비해 시설 과잉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중국 언론은 점쳤다.

중국의 유력 금융전문지 상하이증권보(上海證券報)는 중국의 항만수요가 시설능력을 초과하는 오는 2010년쯤 항만업체들 사이에 대규모 M&A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광파증권(廣發證券)의 황용린 애널리스트는 “교통부는 앞으로 5년간 연평균 물동량 증가율이 12.3%일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18.63%의 시설 공급을 추진하고 있어 이 기간 동안 수요 증가량이 공급 증가량의 78%에 불과해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항만시설 능력이 수요를 초과할 경우 항만업체간 물량 쟁탈전이 심해지면서 지역별로 시장을 독과점 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져 대대적인 M&A 열풍이 불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나아가 각 지역별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항만업체들은 자본 합병이나 운영 통합 등의 방식을 통해 전국적인 확장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하이국제항무그룹과 다롄항그룹 등 중국의 국영 항만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항만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홍콩 증권시장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샤먼(廈門)항은 지난해 12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13억6천200만홍콩달러(한화 1천660억원)를 모집했고 다롄(大連)항은 지난 4월 상장해 21억6천만 홍콩달러를 끌어 모았다. 톈진(天津)항은 지난달 홍콩증시에서 34%의 지분을 매각해 10억 홍콩달러를 벌어들였고 칭다오(靑島)항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홍콩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국제항무그룹(SIPG)은 8억달러(US) 모집을 목표로 홍콩과 중국 상하이 거래소에 상장을 계획 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계열 상장사인 상하이항무유한공사의 주식 거래를 중지하는 한편 조만간 중요 사항을 공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증권보는 이처럼 중국 본토 항만업체들이 증시상장을 시도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정부가 ‘11차5개년계획’기간인 올해부터 2010년 사이에 전국 연해 항만의 하역능력을 기존 대비 80% 이상 확충하도록 지침을 내림에 따라 이에 소요되는 막대한 건설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 현재 1천400여개의 항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하역능력은 28억9천만t에 달한다.

정부지침에 따르기 위해서는 앞으로 5년간 23억t의 하역능력을 확보해야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지나친 항만건설 열기가 시설과잉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2005~2010년 사이에 중국 3대 연해 항만군(주강델타, 장강델타, 발해만)에서 연간 18.63%의 물동량 증가율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해 이때까지 8천500만TEU의 하역능력을 확충하도록 항만건설계획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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