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태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중국, 스리랑카에서 아일랜드까지…’

12개국 1천여 명의 이주노동자들과 원어민 강사 등 인천에서 터잡고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4일 인천대 운동장에 모인 외국인들은 축구, 농구, 배구, 피구 등 구기종목과 명랑운동회, OX퀴즈, 마술시범, 장기자랑 등 축제 한마당을 통해 쌓인 피로와 근심을 털어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날 체육대회는 인천교구 외국인노동자상담소, 사랑마을교회, 국제교류센터, 까리따스 이주노동자문화센터,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남구청, 인천민족예술인총연합,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씨앗선교회 등 외국인들을 돕는 인천지역 기관 단체들이 공동 개최했다. 단체별로 곳곳에서 소규모로 행사를 진행해 오다 올해 처음 연합 대회로 치러져 의미가 깊은 자리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주최 측에서 나눠준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삼삼오오 팀을 이뤄 각 종목에 참가, 승부를 떠나 경기를 즐겼다.

10년 전 한국 땅을 밟은 필리핀 국적의 캐티(35)씨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따로 지내다가 한곳에 모이니 새롭다”고 말했다. 남동공단의 한 양말 공장에서 근무한다는 그녀는 “경기에 직접 뛰지는 않았지만 이곳에서 새로운 친구도 만났다”며 즐거워했다.

한국에 온지 6주째인 코너(27·아일랜드)씨도 다른 국적의 동료들과 함께 축구를 하며 땀을 흘렸다. 가정여중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즐거운 시간이었고 다음에도 또 뛰고 싶다”고 말했다.

구기종목 외에 남구청에서 마련한 OX퀴즈에도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다. 인천의 역사와 월미도, 물텅범이 거리, 차이나타운 등 관광명소를 묻는 질문과 2014 아시안게임, 주안미디어 축제 등과 관련한 문제들이 주를 이뤘다. 자전거와 선풍기 등이 상품으로 나왔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이상재 교육홍보팀장은 “지난 1월부터 이주노동자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축제를 기획해왔다”면서 “시민들에게 이주 노동자들의 존재를 알리고, 시민들도 이들을 이웃처럼 따뜻한 관심을 갖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오는 하반기에는 외국인 문화축제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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