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낯설기만 했던 ‘고령화사회’가 어느새 우리 사회에서 익숙한 단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저출산과 함께 고령화를 우려하고 있지만 정작 현실 생활에 있어서 실감하는 이들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아동학대에 이어 노인학대라는 단어가 서서히 우리 사회에 등장, 증가추세와 심각성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인천신문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시지부 부설 노인학대예방센터와 노인학대를 주제로 6편에 걸쳐 기획기사를 싣고자 한다.

인구고령화 추세와 노인학대 유형, 노인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짚어볼 계획이다.



고령인구 비중의 기준은 65세 이상 인구가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란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전체 인구의 7%이상~14%미만, ‘고령사회’는 14%이상~20%미만, ‘초고령사회’는 20% 이상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낮은 출생률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고령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고령화사회’를 지나 오는 2018년이면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고령화 속도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당히 빠른 수준이다. 프랑스가 ‘고령화사회’에 진입한데 걸린 기간은 115년, 스웨덴 85년, 미국 72년 등이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압축적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데다 ‘고령사회’로 진입이 불과 18년 만에 도달할 정도다.

지난 2006년 7월1일 현재 한국의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9.5%로 2005년 9.1%에 비해 0.4%나 증가, 10년 전인 6.1%에 비해서는 3.4%나 증가했다.

인천시 노인인구 비율은 2005년 12월말 현재 17만8천602명으로 6.87%를 기록했다. 매년 평균 1만 명이 증가하고 있는데 농어촌 지역인 강화, 옹진 지역은 평균 19.7%로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섰다.

그러나 노인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아동학대, 부녀자 또는 아내학대, 노인학대 등으로 구분되는 가족학대 중 노인학대는 그 중요성에 비해 과소평가되는 차별을 받아 오고 있다. 노인이나 성인여성들에 비해 노년기가 발달단계의 마지막에 해당되는 기간이라며 간과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소홀히 여기는 동안 노인학대는 크게 증가해 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난 2003년 3천179건이 발생한데 비해 2004년 4천333건으로 전년대비 36.3%가 증가했고 2005년에는 무려 1만3천836건으로 집계, 전년보다 219.3%가 늘어났다.

2005년 지방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노인학대 사례는 2천38건을 분석한 결과 학대자는 아들이 50.8%로 가장 많았고 며느리 19.7%, 딸 11.5%, 배우자 6.6% 순이었다.

학대유형별로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43%로 발생빈도가 가장 높았고 방임 23%, 신체적 학대 19% 등으로 기록됐다.

이런 가파른 증가는 노인부양에 대한 사회적 지지망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가족의 부양 부담이 과중되고 장기화됨에 따라 노인학대 개연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노인은 아동과 달리 법률적으로도 완전한 권리의무 주체로 인정, 노인학대는 긴급한 위기상황을 제외하고 가족외의 개입에 한계가 있다.

또 자녀를 학대자로 신고하지 못해 학대상황이 은폐되기 싶고 농촌지역은 신고자의 외부노출이 쉽다는 점에서 신고가 꺼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노인학대 신고의무자 신고비율은 8.3%에 불과,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신고비율 27.5%와 비교해 열악한 수준이다.

앞으로 핵가족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부모와 자녀관계보다 부부를 중심으로 가족 관계가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인자녀의 노부모에 대한 전통적 부양의무가 줄어들게 되었고 노인학대 발생 가능성도 전보다 높다.

누구나 평등하게 살아가야 할 권리가 있다. 갓 태어난 아기나 기대 수명이 1년도 채 남지않은 노인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젊은 시절, 가정이나 사회에 헌신적이었던 노인들을 고려해 노인의 존재가치를 재조명해야 하는 시기에 들어섰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인천지역에서 발생하는 노인학대 문제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인천시노인학대예방센터는 지난 2004년 11월 문을 열었다.

학대받는 노인을 위해 전문적인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 및 홍보를 통한 사회적 인식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노인학대 신고전화(☎1577-1389)는 24시간 운영된다. 노인학대 의심사례에 대해서는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가족 및 관련자 상담, 응급보호 조치 등을 진행한다.

피해노인 및 학대행위자를 위한 서비스제공과 사후관리까지 모두 센터의 몫이다. 센터가 운영하는 일시보호실 ‘은빛쉼터’도 잠시나마 격리가 필요한 위급상황의 노인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는 곳이다.

특히 신체 건강한 노인들이 참여하는 ‘노인학대지킴이 사업’은 눈길을 끈다.

지역 거주 만 65세 이상 노인 20여명이 매주 인천 전 지역을 무대로 관공서나 아파트, 병원, 경로당 등을 돌며 노인학대예방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피학대노인을 방문해 말벗이 돼주며 정서적인 안정도 심어주는 등 심신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피학대노인과 학대행위자, 가족에게 신속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나사렛 한방병원과 한길안과병원, 가좌성모병원, 김기남가정의학과, 인하대 간호학과 등 지역사회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센터 이용은 이렇게 하세요.

상담은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일반전화나 휴대폰에서 전화 1577-1389나 홈페이지(www.ic1389.or.kr) 상담게시판을 활용하시만 쉽게 상담이 가능하다.

직접 상담실을 방문하거나 어르신 댁도 방문하는 등 누구나 쉽게 노인학대를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신고가 접수되면 센터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사례회의를 연 다음 관련 서비스를 제공, 사후관리까지 맡고 있다.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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