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에서 타인명의로 허위사실을 유포해도 추적하면 잡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악성 댓글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사이버범죄에 대한 경찰력의 전문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계양경찰서 지능2팀 김완기(37) 경사는 최근 경찰관을 비방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용의자를 잡았다.

용의자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벗어나 타인명의를 도용해 비방글을 올렸지만, 경찰의 수사력에는 당하지 못했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비롯한 사이버 선거사범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경찰관을 비방한 글을 올린 이번 사건에도 선거과정에서 야기된 바가 있다고 김 경사는 말한다.

지난 해 여름 계양구와 서구에서 미성년자 연쇄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학생이 자살했다는 소문이 인터넷을 타고 지역에 퍼져나갔다. 김 경사는 당시 끈질기게 IP를 추적해, 중국에서 글을 올린 사람을 찾아내면서 민심을 잠재우기도 했다.

사이버수사를 5년째 해온 김 경사는 “온라인 사기나 도박 등은 이제 수법이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더욱 바지런하게 오가야 한다”고 말한다.

김 경사는 1994년 경찰계에 입문, 당시 신설서인 계양서에 순경으로 부임했다. 지방청에 3년여 근무한 경력을 빼면 줄곧 계양서에만 근무하면서 어느새 터줏대감이 됐다.

특히 계양구는 도농복합도시로, 교통망이 우수한 사통팔달인 점이 범행에도 악용되는 사례가 있다며 이른바 ‘거쳐가는 범죄’가 다른 곳보다 많다고 김 경사는 진단한다.

“경찰 생활한 지 만 13년차가 됐습니다. 제가 그동안 구속한 사람은 수 백명도 훨씬 넘을 것 같습니다. 간혹, 교도소에서 날아오는 편지를 받을 때 그 기분은 경찰 아니면 느낄 수 없을 거에요.”

어려서 공학도를 꿈꾸고 전자공학과에 진학했지만, 가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군대를 마치자마자 경찰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다. 대학졸업장을 받지 못한 점을 모친이 아쉬워하지만, 자기 욕심 차릴 형편이 아니었던 때였다고 회고했다.

간혹 후배경찰에게 실적을 물려주면서 자신은 뒤로 하거나 낮추는 김 경사. 계양서 ‘일벌레’로 평가받으면서 아직 ‘탈총각’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어머니에게 진정한 효자노릇을 못했다며 웃어넘긴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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