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란 지능지수로서 지적능력을 수치적으로 측정하기 위하여 고안된 시험에 의해 산출되는 점수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측정하여 알려주기 때문에 누구나 본인의 IQ가 얼마였는지 기억한다.

일반적으로 IQ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보다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는 말을 듣는다. 또 IQ 높은 사람이 공부를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IQ가 높은 사람이 반드시 성적이 좋거나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여기, IQ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그 일례이다. IQ99가 IQ138이라는 인위적 숫자를 만들어내었고, IQ138이라는 숫자를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그 이상의 결과를 얻어냈다. 이 세상에 노력만큼 값진 것이 없다는 실증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IQ 검사 결과 나의 IQ는 99였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 한글을 못 읽어 바보취급을 당하다가 겨우 벗어난 시기였기에 IQ99는 충격 그 자체였다.

두 자리 수 IQ로는 대학도 못 간다는 어느 정보는 더욱 큰 절망을 안겨주었다. 특히 대학에 가고 싶다는 욕망이 컸기에 나의 IQ를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결국 대학에 가야 한다는 열망은 엄청난 노력으로 이어졌다. 그리하여 급기야 인천에서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가던 인천여중에 입학하였다.

그러나 내 머릿속에는 언제나 두 자리 수 IQ가 부담이었다. 중 2학년이 되었을 때, 다시 IQ검사가 있었다. 초등학교 때의 IQ99가 들통날까봐, 그리고 두 자리 수 IQ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앞서 인위적 IQ 검사 결과를 만들게 되었다. 즉, 선생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선생님이 설명하시는 사이 몰래 시험 문제지를 흘낏 들여야 보고 답을 먼저 생각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IQ가 138로 뛰었기 때문이다. 같은 반의 친구들이 놀랐고, 담임선생님도 놀았다. 선생님은 나를 천재로 여기셨다. 그리고는 머리가 이렇게 좋은데 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느냐고 오히려 꾸중하셨다. 선생님의 눈을 피해 문제를 먼저 푼 것을 후회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었다. 진실을 이실직고할 수가 없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천재가 되는 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그 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초등학교 때 노력하여 만든 좋은 결과가 그러한 용기를 갖게 한 것 같다. 그리하여 실천에 들어갔다. 결국 공부를 열심히 하여 IQ138인 학생이 만들어내듯 좋은 성적을 만드는 것이었다. 우선 나의 목표를 높게 잡았다.

서울의 경기여고에 입학하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그 당시, 경기여고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여학생들이 가는 학교였으니까. 나도 그들 중 한사람이 되겠다는 포부로 나는 거의 매일 밤 밤새도록 공부했다. 시험기간 다른 친구들이 책을 두 번 읽는 사이에 나는 5~6번 읽어야 했다.

문제집의 문제를 다 외우다시피 풀었다.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중 3때는 성적이 많이 향상되어 상위 몇 사람 안에 들었다. 결과론적으로 경기여고 입학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실제 IQ가 138인 사람 이상의 결과를 만들었다.

IQ 99와 138 사이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사이에 얻어진 교훈은 지금의 생활철학이 되었다. 바로 노력만큼 값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우수한 성적은 IQ99의 덫에서 구해준 선물이며 구세주였다.

인일여고에 입학한 후 궁금증은 과연 나의 IQ가 얼마인가였다. 고1 때, 아주 정직하게 테스트에 임한 결과, 나의 IQ는 99와 138의 증간으로 나왔다. 이는 나에게 세 가지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하나는 가식적 IQ138이라는 덫에서 해방되어 행복했고, 두 번째는 더 이상 IQ가 두 자리 수가 아니어서 행복했다. 세 번째는, IQ는 더 이상 학업 결과의 바로미터가 될 수 없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세상은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평범한 진리를 증명했기 때문에 더욱 행복했으리라. /최순자 WISET 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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