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물방울 한 방울 이마에떨어졌네내가 산길을 무심코 내려오는그 지점나무도 얼떨결에 손 뻗쳐무거운 물방울 내려놓은 그 순간톡,떨어져 앞이 환해졌네- 나석중, 시 '문득' 고심해도 해결되지 않던 것들이 문득 풀릴 때가 있습니다.별것 아니었다는 듯, 문득.무게에 무게를 더한 생각은 물방울만 한 크기도 버거워가볍게 비울수록 환해지곤 합니다.
오월의 날씨처럼 즐거운 듯이 만면에 웃음을 지어라.어깨 펴고 심호흡을 하자.노래를 부르자.노래가 아니면 휘파람이라도 좋다.휘파람이 아니면콧노래라도 좋다.자신이 사뭇 즐거운 듯이 행동하면침울해지려 해도 결국 그렇게 안 되니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데일 카네기 심각할 때가 있습니다.마냥 좋은 표정을 지을 수 없으니까요.그러나 너무 깊이 고민하기보다는즐거운 마음으로, 즐거운 표정으로 지나다 보면절로 즐거워지기도 합니다.오월의 날씨처럼, 환한 웃음과 밝은 생각으로오늘을 견뎌봐야겠습니다.
보고 겪고 느끼는 것내가 허약한 가설 위에 지어 올렸던 환상의 성은눈 깜짝할 사이에 무너져내리고 말았다.그 후에는 무감각하고 밋밋한 평면이 덩그렇게 남아있을 뿐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 ‘상실의 시대’ 중에서 어느 날 내가 믿었던 것들이 환상이었음을 깨닫곤 합니다.그저 생각만으로 지어 올린 가설과 논리들.경험과 실재가 없는 것들은 쉽게 무너집니다.확신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직접 보고 겪고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깊은 강물, 조그마한 웅덩이 깊은 강물은 돌을 던져도 흐리지 않는다.모욕받고 이내 발끈하는 인간은강이 아닌 조그마한 웅덩이에 불과하다.- 톨스토이 조금만 참았어도 되었을 것을, 후회할 때가 있습니다.금세 흐려지는 얕은 물처럼속이 좁은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언짢을 때가 있습니다.때로는 참거나 속으로 삭이어야만 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그넷길 보이지 않은 그리움슬픈 추억까지도 바람으로 스쳐 가고두고 가야 할 흔적들 봇짐 되어 붙잡네험한 산 올라 돌이켜보니꽃길은 없어지고 강 건너 광야 아득한데아직 여로 헤매는 나그네 마음 허전하네타향살이 반세기 보내고땅끝 이르러 안식하려니어린 시절 동무들 떠올라살아 숨 쉬는 황혼이 감사하고 눈물겨워 - 정채균 님
분꽃나무 꽃 신부의부케를 닮아더없이 사랑스러운분꽃나무 꽃바라만 봐도눈이 부신데그 향기에한 번스치고 나면봄 날 다 가도록잊지 못하네글.사진 - 백승훈 시인
탁자에 둘러앉은 빛 우리 집 탁자는칙칙하고, 낡고, 긁힌 자국이 선명하다탁자를 볼 때마다대낮인데도 나는어둠의 길을 걷는 것 같다그러나 다행인 것은오히려 캄캄해지는 밤이 오면고구마밭으로 내리쬐던 태양처럼형광등 불빛이,하루 일을 마치고 둘러앉은가족의 어깨와 탁자 위에 펼쳐져서어둡던 길이 환해지는 것이다 - 수피아, 시 ‘탁자에 둘러앉은 빛’ 오월입니다.가족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달과 날이 없지만,그래도 그 의미를 다시금 새겨봅니다.갈등하고 웃음 짓게 만드는 가족.사랑이고 힘입니다.
앙리 모레Henry Moret (1856~1913) 프랑스 화가 '앙리 모레'는 브르타뉴 지역의 풍경을 주제로,풍부한 색채의 작품을 많이 그렸습니다.미술가들의 마을인 '퐁타방 Pont-Aven'에 방문한 앙리 모레는,그곳에서 고갱 등 화가들을 만나 서로 교류하며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그리고 거기에 살면서 작품활동을 했죠.특히 자연에 대한 애정이 유난히 깊어서, 브르타뉴의 강과 바다,바람과 파도, 농부와 어부들의 모습을 인상주의 화풍으로 묘사했답니다.작은 붓으로 세심하게 표현한 터치가 앙리 모레 작품의 특징입니다.〈사색의향기 문화나눔
소라 껍데기 어디엔가 훨훨 떠나고 싶은 곳있으리라부딪치는 바람의 손길빈 몸 속을 흔들어 내는 소리누군가 듣고 있으리속을 비우는 긴 휘파람으로하늘 높이 부르짖음은당신을 향해꽃피든 날 속삭였던 소망을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박동수 님
나도바람꽃누구의순결한 가슴이라서이리도 설레는가바람 없이도바람을 타는 꽃 앞에서나도 모르게 무릎 꿇는다숲 그늘 아래순백의 꽃을 피우고고요히 설레는 나도바람꽃오늘은그대 곁에서나도바람꽃 되어온종일 바람 타고 싶다글.사진 - 백승훈 시인
그림자 그늘 속으로 사라진 너를 생각했다아주 짧게,종종 빛을 곁에 들여놓았지만앞뒤가 없는 우리는집채만 한 공간이 덮쳐오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몸이 바닥과 벽에 꺾여 있다문틈에 얼굴이 끼었으나 부서지진 않았다낯선 것들과 익숙한 것들이 지루해져얼굴과 얼굴 사이에 공간을 두고우리는 각별해지기로 했다문을 열고 들어섰으나함께하지는 않았다 - 김경린, 시 ‘그림자’ 너무 익숙해져서, 너무 지루해져서서로를 그림자 취급하진 않았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그래서 조금의 사이를 두고 각별해지기로 하지만앞뒤가 없이, 표정도 없이 그림자 같은 우리.함께하지
진리와 정의와 진실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죽더라도 거짓이 없어라.- 안창호 거짓으로 모면한 것들은 훗날 곤혹스럽게 돌아옵니다.진리와 정의와 진실은 시간이 걸려도 다시 되물어와서파헤치고 바로잡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내비게이션 쉽게 알 수 없는미로 같은 길 뚫고그대에게 가는 길앗, 이런잠깐 한눈팔아경로 이탈했네정신 줄 다시 잡고재탐색해서앞만 보고 달려가는나의 최종 목적지사랑하는그대에게 가는 길. - 류인순 님
안개꽃 해 부신 날양귀비 꽃구경 갔었지요선홍빛꽃잎 하늘거리며바람 타는 양귀비꽃 뒤로흰 안개꽃하얗게하얗게 피어 있었지요문득 나도안개꽃 같은 사람이 되어그대의부신 배경이 되고 싶었지요글.사진 - 백승훈 시인
우산 오늘도 우산을 잃었다. 내가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잠시 비가 그치는 바람에두고 온 것이다.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의 감정은 사람을 잃은 슬픔이나아픔과는 다르다. 허전하거나 아깝다가도 이내 잊힐 것이기 때문이다.다시 내린 비에 아쉬운 누군가 거두어 갔을 내 우산. 어느 낯선 어깨를 감싸고그의 손에서 전해지는 체온을 느끼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눅눅한 바짓단처럼질투에 젖는다.- 최장순, 수필 ‘우산’ 중에서 잃고 난 뒤에야 더욱 간절해지는 애틋함입니다. 잊고 돌아서서잠시 아쉬움만 느꼈던, 그때뿐이었던 많은 나의 것들.나의 체온을 떠
조선시대 이 씨(李氏)는 대대로 부자였는데증손, 현손에 이르러 가산을 탕진하고 말았습니다.이에 어려움을 면하기 위해 한양의 집을홍 씨(洪氏)에게 팔았습니다.평소 열심히 일하고 노력한 홍 씨라는 사람은그렇게 한양에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커다란 기와집에서 살게 되었지만,여전히 노력하며 살았습니다.어느 날 대청의 기둥 하나가 기울어져무너지려는 것을 보고 수리를 하였는데,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새로운 기둥을 세우기 위해 헌 기둥을 뽑아낸 자리에서어찌 된 영문인지 은(銀) 3,000냥이 들어 있는항아리가 나온 것이었습니다.놀란 홍 씨는
희망 희망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콜레트 값을 치르지 않아도,손에 쥔 것을 염려하지 않아도,귀천을 따지지 않고 오는 것.꿈꾸는 이에게,그것을 위해 달려가는 이에게 오는 희망입니다.그것을 품고 지나는 지금도여전히 희망이 있어 희망입니다.
가장 넓은 나무 통상 나무는 수고라하여 높이와 밑둥의 둘레로 그 크기를 표시합니다.그런데 이 나무는 나무의 넓이가 그 기준입니다.브라질 리우 그란지 두 노르테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캐슈넛 나무는한 그루의 크기가 대략 3,000평 가까이 됩니다. 무게 때문에 땅을 향해구부러질 때, 나뭇가지는 땅에 닿는 곳에 새로운 뿌리를 얻습니다.1880년대에 심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성장 특성에 근거하면천 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정기 님 글 중에서
독서 흔히 책을 고르는 일은 친구를 고르는 일만큼 중요하다.나는 늘 꾸준한 독서를 위하여 책에 관심을 쏟는다.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면 그 물은 다 흘러내려도 콩나물은 자라듯이내가 읽는 양서들이 많아질수록 나의 삶도 그만큼 용기를 얻을 수 있겠고절망을 이겨낼 수도 있으며 마음의 양식이 풍요해 질것이다.꾸준한 독서를 통해서 인격적으로도 깊이있고 성숙한 사람!필요없는 말이 많지 않으면서 주위사람들에게사랑의 말을 건넬 수 있는 겸손한 사람이 되고싶다. - 산정 님 글 중에서
복주머니란 세상을 등 지고깊은 산속으로 숨어든 은자처럼홀로 있어더욱 아름다운 꽃그 화려한복 주머니 속엔무엇이 담겼을까호기심 많은바람이 복 주머니 흔들 때마다하늘엔구름이 피어나네글.사진 - 백승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