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냐 동지야?

12월19일 대통령 선거와 내년 4월9일 국회의원 선거를 함께 치러야 하는 인천지역 일부 정치인들이 같은 편인 줄 알았던 동지들의 딴죽(?)에 속을 끓이고 있다.

대선에서는 같은 편 같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같은 당에서 경선을 벌여야 하는 경쟁자들이기 때문이다.

당내 경쟁자는 원외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옛 지구당 위원장)은 물론 현역 국회의원들도 있게 마련이지만 특히 인천에서 가장 분통이 터지는 사람은 대통합민주신당 한광원(중·동·옹진)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서·강화 갑 송병억 당협위원장이다.

한 의원의 경우 현재 청와대에 근무 중인 모 인사의 인천지역 출마설이 나돌면서 그가 중·동·옹진지역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기정사실화돼 속이 편치 않은 상태다.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고 확실히 뜻을 밝힌 바도 없지만 최근 중·동·옹진지역 일부 구민들이 집단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는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의 측근은 “현역 국회의원이 대선운동에 몰두하고 있는데 청와대 인사가 자기 선거운동에 급급한 것은 ‘정치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청와대 방문이 계속될 경우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송병억 위원장은 이학재 서구청장의 청장직 사퇴 및 총선 출마설에 기분이 적지 않게 상해 있는 상황이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당의 구청장이 임기를 2년 이상 남기고 사퇴, 공개 도전장을 내놓을 태세여서다.

송 위원장은 “당이 임기 4년의 구청장에 공천했음에도 당선 뒤, 대선 운동 중도에 자리를 내 놓고 자기 자신을 위해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은 당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구청장은 선거 120일 전, 공무원은 60일 전에 사퇴를 해야 돼 이 구청장은 오는 12일 전후로, 청와대 인사는 2월 초에 사퇴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구청장의 경우 6일 사퇴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기준기자 gjkim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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