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마지막날인 14일 조선대 하키장. 승부타 끝에 3-2로 충남 온양한올고에 석패한 부평여고 선수들이 운동장에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이내 어린 선수들은 얼굴을 감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시종일관 리드하다 빼앗긴 금메달이라 그런지 부평여고 선수들의 눈물은 이어진 계산고 결승전 전반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교체선수가 한 명뿐이지만 결승까지 잘 싸우고 올라온 선수들의 은메달을 격려하는 주위의 손길이 이어졌다.

대회 이틀째인 9일 수피아여고 농구장. 팀 해체를 앞두고 있는 명신여고 선수들이 삼천포여고에 무릎을 꿇자 끝내 울고 말았다. 명신여고는 교체선수 없이 5명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종료 6분을 남겨두고는 경고누적으로 1명이 퇴장당해 4명이 강호 삼천포여고와 겨루기까지 했다. 명신여고 농구부의 마지막 대회이자 마지막 경기는 눈물로 끝을 맺었다. 대회 첫날인 8일 염주체육관. 인천여고가 휘경여고에 역전승으로 일궈내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후반 30분씩 풀타임 소화한 7명의 선수들의 눈가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선수 교체를 수시로 해가며 시합을 치르는 남자부와 달리 인천여고나 휘경여고 모두 벤치에 앉아 출전 대기하는 선수는 단 한 명뿐. 수비하다 공에 맞아도, 상대 수비수의 과격한 행동에 걸려 넘어져도, 훈련 중 입은 부상부위가 도져 아픔이 밀려와도 선수들은 절뚝절뚝거리며 경기장 이쪽 저쪽을 뛰어다녔다.

이번 체전은 엘리트 체육 전반에 걸쳐 선수부족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와 있는지 보여줬다. 특히 여자부 단체종목은 후보 선수가 없어 지치고 힘들어도 어쩔 수 없이 출전 선수 모두 풀타임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저출산 문제가 낳은 결과이기도 하지만, ‘운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기에 빚어진 당연한 결과로 보는 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 미래가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데 어느 부모가 금쪽같이 키운 자식이 힘들게 운동하도록 그냥 놔둘 것인가. 어린 선수들의 눈물을 지켜보면서 실업팀 창단이 해결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라 그저 답답할 따름이었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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