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머스크·하파그로이드 "홍해 운항 중단 유지"

무장한 예멘 반군 후티 소속 전사[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계속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에도 홍해에서 3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해상 보안업체 암브레이는 이날 몰타 국적의 컨테이너 선박이 예멘 모카에서 남서쪽으로 15마일(24km) 떨어진 항구 쪽에서 세 번의 폭발을 목격했다고 암브레이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의 선장은 초단파대무선전화(VHF)를 통해 연합군 함정을 호출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암브레이는 예멘 타이즈주 방향에서 미사일 세발이 발사된 것으로 파악했다.

인근에 있던 한 선박은 폭발 사고 지점으로부터 1마일(1.6km) 이내에서 길이가 약 50m이고 조명 두개가 달린 소형 보트를 목격했다고 암브레이는 전했다.

암브레이는 "이 특정 선박은 이스라엘 소속은 아닌 것으로 평가되지만 운영사 선단의 다른 선박들이 정기적으로 이스라엘에 기항한 적이 있기 때문에 (후티의) 표적이 되기에 충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도 이날 소말리아와 예멘을 가르는 밥 알 만답 해협에서 최대 3건의 폭발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UKMTO는 "선장은 선박에 아무런 피해가 없고 선원들은 현재 안전하다고 보고했다"면서 폭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수도 사나를 포함해 예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 항의한다는 명분으로 민간 선박을 계속 공격하면서 홍해 해상 물류를 거의 마비시키고 있다.

세계2위 해운사인 머스크의 로고가 찍힌 컨테이너들[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2위 해운사인 머스크의 로고가 찍힌 컨테이너들[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해운사들은 후티의 공격을 피하느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인 수에즈운하를 포기하고 이동 기간이 10∼14일 늘어나는 아프리카 남단 항로를 선택해왔다.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머스크와 5위 독일의 하파그로이드는 2일 수에즈 운하로 접근할 수 있는 홍해 운항을 계속 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달 15일 홍해 항해를 일시 중단한 뒤 약 2주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하지만 자사 소유의 '머스크 항저우호'가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자 지난달 31일 홍해 항해를 48시간 동안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그 기간을 다시 연장한 것이다.

머스크는 "변화하는 상황을 추가로 평가하는 동안 이 지역을 통한 모든 화물 이동을 계속 중단할 것"이라면서 선박들이 항로를 변경해 희망봉을 돌아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연합군 함대를 창설한 미군은 항저우호의 긴급 구조요청을 받고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후티와 교전에 나섰고 후티 대원 중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하파그로이드도 선박의 항로를 계속 변경할지 여부를 결정할 오는 9일까지는 홍해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남쪽 끝을 경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withwit@yna.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