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안전! 녹색교통대가 책임집니다.”




(▲인천시 남구 문학초등학교 녹색교통대 어머니들이 단복을 차려입고 학교 마당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짙은 남빛의 단복과 모자, 흰 장갑을 갖춰 입은 교통대원의 수신호가 예사롭지 않다. 매일 아침마다 인천시 남구 문학초등학교 주변에서 교통지도를 벌이는 이들은 문학초 녹색교통대(대장·이건자) 대원들.

이들은 아침 7시45분이면 학교 앞 횡당보도와 주변 이면도로로 향한다. 교통신호에 맞춰 이 학교 1천600여명의 학생들의 등교 길을 안전하게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녹색교통대는 문학초교 어머니들이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꾸려진 봉사단체로 벌써 4년째 활동을 벌이고 있다. 모두 60여명 6개조로 구성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돌아가며 봉사를 펼친다.

교통대가 활동을 시작한 뒤로 학교 주변에선 등굣길 어린이 교통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아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더욱이 빌라가 밀집해 있는 학교 주변의 불법주차 차량에 대해서도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어 주민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말끔한 단복 때문에 가끔은 시민들도 경찰인 줄 알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 바빠서 무단횡단을 하려던 사람들도 대원들을 보고는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지역 지킴이로 거듭난 것이다.

대원들은 활동을 벌이다 보면 책임감과 자부심이 저절로 생긴다고 입을 모은다. 처음엔 쑥스러워서 주춤해하던 수신호와 호루라기 소리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자신감으로 가득차 아침 등굣길에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등교하는 자녀에게 ‘신호 잘 지키고, 차 조심해라’고 말만 하는 것보다 어머니들이 직접 대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더 큰 교육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법.

교통지도를 벌이는 어머니들의 모습에 자녀들도 자랑스러워하며 바른 ‘어머니상’이 세워진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교통대원으로 활동하는 어머니를 둔 자녀들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1시간 동안 활동을 마친 후 어머니들은 함께 커피를 마시며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서로 토의하며 칭찬과 격려, 심지어는 지적사항도 아끼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더욱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이건자(41) 대장은 “학생들에게 교통대원들이 안전한 등굣길을 만들어 준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며 “건강하고 밝은 환경을 위해 노력해준 교통대 어머니들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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