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대한 단상

털썩, 주저앉고서야 처음 너를 보았어

차갑게 누워버린 절망의 담벼락을
한없이 꺼져만 가는
옥탑방 바닥을

팔 베고 누우면
천장이 바닥이 되고
우르르 무너진 하늘 별빛도 숨었는가

겨울의 파편 속에서 밤은 더 깊어진다

겹겹이 쌓인 한숨을 하나씩 거둬낸다
내 무릎을 받아주던 너를 끌어안으면

바닥은 부스스 일어나
길이 되기 시작했다

- 이송희, 시 '바닥에 대한 단상'

부스스 일어난 바닥이 길이 되기 시작할 때까지,
나와의 싸움과 절망을 딛고 일어서야 합니다.
바닥은 스스로 일어서야만 길이 되는 것.
북돋아 주고 용기를 주고 손을 잡아주어야 하는 것.
힘내라고 손을 내미는 하루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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