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정비업계 협의자리... 손보업계는 손해율 감소

서울의 한 차량정비소 모습.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사진 출처 =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 아카이브)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으로 대표되는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만 최근 대형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경영흑자 소식이 알려지고 있어 실제 인상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28일 금융업 및 인천지역 차량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손해보험 업계 관계자들과 차량 정비업계 실무 관계자들이 최근까지 서너 차례 정비수가 산정 등에 대해 논의하고 정비수가 인상 등에 대해 협의 자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정비수가 인상 자체는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했고, 다만 인상폭이나 공임비 등 인상률 등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구체적인 사안을 정하면 곧바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일단은 신중하게 가자는 결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차량이 사고가 났을 시 이를 정비업체가 수리하면 보험사가 지급하게 되는 수리비를 말한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시행된 개정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보험업계, 정비업계, 공익대표 각 5인으로 구성된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가 정비수가 산정에 관한 사항 등을 협의하는 기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차량 정비업계가 국토교통부에 정비수가의 8.2% 수준 인상을 건의했다. 그간 정비업계에서는 손보업계가 전반적으로 정비수가를 낮게 책정하면서 그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지게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 주장은 일단 여론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태인데, 국토부는 이 건의를 내부 검토한 결과 일단은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나들이 차량 등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손보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나들이 차량이 많으면 그만큼 사고도 늘어나 손보업계가 고객을 상대로 부담해야 하는 폭이 커지는데,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손보업계가 이익을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4대 자동차보험업체(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의 지난 5월 기준 손해율은 76∼77% 순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전월 대비 모두 감소하면서 손해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손해율이 개선되면 그만큼 흑자를 본다는 얘기고,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자동차보험료의 인상 명분도 옅어진다고 볼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비업계의 정비수가 상승 요구를 받아주면 결국 보험원가 인상 요인으로 보험료에 인상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수용성 페인트 사용 의무화 등 보험료 인상 요인도 분명히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다만 손보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정비수가 인상을 수용해 보험료를 올리겠다는 명분이 국토부나 금융당국, 여론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실제 대형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 등을 먼저 화두로 던지지는 않고 있는 상황인데, 그 배경엔 이런 문제 등이 있는 것으로 읽힌다.

정비업계나 고객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의 ‘자기손해사정제도’가 구조적 문제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보험사들이 대부분의 손해사정 업무를 자회사에 맡기면서 ‘셀프 손해사정’ 등 논란이 여론화돼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자회사에 일감을 주면서 손해사정사들이 보험사에 종속되다 보니 불공정 계약 논란이 불거지고 이를 파악한 소비자들이 보험금 지급 및 보험산업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 여론이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금융당국은 보험금을 산정하는 손해사정사를 소비자가 직접 선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는 있다. 그러나 분쟁 소지가 상대적으로 적은 단독실손보험에 한해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개선 요구 또한 있는 상황이다.

 

정비업계 종사자로 보이는 한 시민이 인천의 모처에서 보험업계의 정비수가 책정의 공정함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독자 제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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