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학교 담임업무 배제... 징계위 회부 검토중

 

인천 한 고등학교 교사가 2학년 전체 학생의 성적을 단체 채팅방에 공개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교사는 “학업 성취도를 높이겠다”는 명목이라는데, 학교는 결국 이 교사를 담임 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검토하기로 했다. 

22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인천 모 고교의 2학년 담임교사 A씨는 이달 3일 해당 학년 학생들의 성적 파일을 자신이 맡은 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업로드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해당 파일에는 학생 196명의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과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는 학생들의 개인 성적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금지화하고 있다. ‘정보유출’이라는 일차적인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성적을 공개함에 따라 학생들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같은 행위가 학생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교사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같은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이 학교 외부로도 소문이 퍼지면서 논란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일단 학교 자체 조사에서 “학생들의 학업 의욕 및 성취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성적을 공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A씨가 2학년 전체 학생들 및 학부모에게 사과했지만 사과만으로 사안이 덮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학교 측도 이를 인지한 듯 일단 A씨를 담임 업무에서 배제했다. 교내 징계위 회부는 일단 검토해 보기로 했고, 사건 경위는 시교육청 및 교육부에 보고했다. 

시교육청은 일단 해당 학교에 또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주의’ 정도의 징계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사들의 이같은 성적 공개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과거 90년대에도 같은 이유(학업경쟁 등)로 학생들의 개별 과목 및 종합성적을 같은반 학생들 모두가 보는 앞에서 공개했던 건 비일비재한 일이었고 당시에도 학생들의 반발이 만만찮았다.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90년대와 같은 이유로 성적 공개를 일삼는 담임교사들의 행적은 지금도 심심찮게 뉴스로 나오고 있다. 교육계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처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인천의 한 사립고교에서도 중간고사 문제에 이의제기가 있었던 학생의 성적을 타 학생들에게 공개했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교육당국이 조사에 나섰던 적도 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는 부평구 주민 김모씨(여, 46)는 “내가 학교에 다닐 때도 성적공개를 하는 담임교사들 때문에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존경심이 이미 바닥 상태였다”면서 “시대가 어느 때인데 아직도 저런 식과 저런 이유로 성적공개를 하는 교사들이 있다니 정녕 한심한 수준”이라며 분개했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