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산업 활성화 4개년계획에 정상화방안 포함... 여러 난제 극복해야

2014년 당시 어울 전속모델이었던 탤런트 한채아(사진 오른쪽)가 참여해 열렸던 어울 브랜드 론칭쇼 현장 모습. ⓒ인천시

 

인천시가 뷰티산업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을 명목으로 ‘인천 뷰티산업 활성화 4개년(2021~2024)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상당수의 내용이 1년여 전 결국 좌초됐던 화장품브랜드 ‘어울’의 정상화에 집중돼 있는데, 시의 관리감독 등 개선해야 될 부분들이 여럿 보인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이번 활성화 계획을 통해 뷰티관련 사업을 고부가가치화해 ‘인천지역 경제성장 동력 창출 및 뷰티 선도도시 구현’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고, 침체돼 있는 인천 화장품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 인천 뷰티산업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시는 해당 계획은 올해 1월 27일 중앙정부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K-뷰티 혁신 종합전략’과 ‘인천 뷰티산업 활성화 관련 간담회 개최’ 등을 통해 뷰티분야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립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는 계획의 추진전략에 대해 크게 보면 ‘뷰티산업 육성 지원’, ‘산·학·연 네트워킹 구축’, ‘어울(Oull) 정상화 추진’이라는 세 가지로 구분해 놨다고 밝히고 있다. 이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어울 정상화 내용이다.

전임 유정복 시정부 당시 출범했던 어울 브랜드는 톱 탤런트 한채아, 경수진, 박세영 등을 전속모델로 두면서 5년여 간 그런대로 실적을 올렸던 바 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운영사가 진흥통상에서 ICA(Incheon Cosmetic Association) 컨소시엄으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됐다.

ICA는 신제품 출시와 판매실적이 전혀 없이 예산만 축내면서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하다, 컨소시엄 참여 업체 중 판매유통 등을 맡았던 일부 업체가 빠지면서 답이 없는 듯한 그림만 보여줬다.

화장품 브랜드를 컨소시엄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지만 시가 ‘사실상’ 이를 듣지 않은 결과가 뼈저리게 나타났던 것이다.

ICA와의 계약이 3년이었던 시는 기존 운영을 맡았던 진흥통상을 ICA에 참여시키는 임시방편으로 이를 메웠지만 신제품 출시나 실적 등이 사실상 없는 상태로 기울어가던 어울을 단번에 정상화할 수는 없었다.

결국 중구 차이나타운을 비롯해 운영되던 오프라인 매장들이 문을 닫고 지난해 뷰티박람회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제품에 어울 스티커를 붙여 팔다가 해외 바이어로부터 지적을 당하는 등 망신까지 당했다.

현재의 어울의 브랜드 네임밸류(Name Value)가 사실상 ‘마이너스’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 업계는 물론 어울의 존재를 알고 있는 시민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는 “지역 화장품 업체들의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어울 브랜드는 반드시 정상화 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인천지역의 경우 남동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화장품업체들이 많이 소재하고 있다. 실제 이들 업체들은 국내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에 납품을 하는 등 활동을 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시국을 전후해 침체기를 겪고 있다.

시가 인천지역의 약 30여 화장품업체들이 참여해온 어울의 정상화 작업에 대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시는 일단 ICA이 맡기 전까지 운영을 해오며 큰 문제는 일으키지 않았던 진흥통상을 ICA에 참여시키고 진흥통상이 ICA의 지분(72%)을 갖는 것으로 지분구조를 완료했다.

총 5개 업체가 지분을 갖고 있지만 진흥통상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10% 이하의 지분만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중 4%의 지분은 진흥통상 대표의 배우자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4분의 3 이상의 지분을 진흥통상이 갖고 있는 셈으로 ICA가 운영권을 갖기 이전의 모습과 유사한 상태로는 일단 만들어 놨다.

시는 일단 이같은 지분구조 등에 대해 “법적 문제 등에 대해 검토를 완료했고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후 어울은 최근 꿀광 마스크팩을 출시해 네이버 오픈마켓 등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해놨다. 하지만 자체 홈페이지나 SNS 채널의 활동은 아직 없어 대부분의 시민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어울의 운영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시가 직접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라 사업 자체를 인천테크노파크(ITP)에 내려주고 ITP가 다시 ICA 컨소시엄과 계약한 이중 형태로 공공기관의 계약 형태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ICA 혹은 내부 대주주인 진흥통상 등에서 부조리한 문제가 발견됐을 때 시가 직접적인 제동을 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러한 이중 형태의 계약관계는 ICA 이전 진흥통상이 운영을 맡았던 시기에도 꾸준히 지적돼 왔던 사항이다.

시 관계자는 “칼자루는 우리가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그 ‘칼자루’는 재계약 등에 대한 부분이다. 실제 계약 이행 중인 단계에서 제어할 만한 상황이나 권한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계속 지적돼 왔다.

시는 내년 4월 종료되는 ICA와의 계약과 관련해 현재의 계약 형태 및 관리감독 형태의 타당성 등에 대한 조사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시에 따르면 해당 용역은 늦어도 8~9월 정도에 완료된다고 하며, 시는 용역 내용에 기초해 계약 등의 형태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출시된 마스크팩 등 신제품 출시 계획과 관련해서는 신규제품과 리뉴얼 등을 통해 18종 가량을 시로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케팅 등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국내 종합광고대행사인 ‘㈜컴투게더PRK’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이 계약 내용과 관련해 마스크팩 제품의 약 5억 원 어치의 발주계약이 최근 진행되기도 하는 등 정상화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간 어울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어느정도 판매가 됐었다고 판단한 시는 오는 6월부터 중국 웨이하이시 소재 주중인천 대표처 내에 ICA 중국지사를 개소하고 중국 위생허가 취득 및 관리, 중국 현지 통관 업무, 중국 내 거래처 관리 및 현지 영업 계획도 잡아놓고 있다.

다만 중국이 아닌 타 국가 브랜드의 경우 중국 측 위생허가 관련 절차가 무척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다, 최근 1년여 사이 어울 브랜드의 인지도도 바닥까지 추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 재공략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어울이 신규 브랜드라면 모르겠지만, 인천지역에서도 인식돼 있는 ‘실패한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만약 중국 시장에서도 인지돼 있다면 어려움은 더 커진다. 

시 관계자는 “인천 대표처를 통한 어울 제품 판촉활동 강화 및 중국 등 수출 증대에는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며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어울 정상화 내용 외에 뷰티산업 육성 지원 방안으로 ①뷰티 스타기업 육성 ②경영·기술 컨설팅 지원, ③임상시험 지원, ④국내·외 판로 지원, ⑤K뷰티산업 전문인력 양성, ⑥시험·평가·인증 지원, ⑦온라인 마케팅 지원 사업을 통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뷰티기업 발굴 및 지원 사업 확대를 통해 소규모 뷰티기업과의 동반성장 도모 등의 계획을 세웠다.

산·학·연 네트워킹 구축 일환으로는 ①인천시 뷰티산업 자문위원회 구성, ②인천 뷰티기업 간담회 개최, ③뷰티 컨퍼런스를 개최해 산학연이 협업하여 화장품산업의 건전한 발전 도모 및 화장품산업 경쟁력 제고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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