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후보 TV토론회서 "인천시 등에 쓰레기 매립 지속하겠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국민의힘)를 공개저격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박남춘 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박남춘 인천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선거운동 중인 오세훈 후보(국민의힘)를 공개 비판했다. 오 후보가 수도권매립지의 연장을 밀어붙이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데에 따른 것이다.

박 시장은 31일 자신의 SNS 채널을 통해 "오 후보의 환경정의 논리가 10년 전 시전에 멈춰있다"면서 "누구든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막으려 한다면 단호히 뚫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인천시의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이러한 비판의 메시지를 배포했다.

박 시장이 이렇게 오 후보에 대한 공개저격을 했던 배경은 오 후보가 전날인 3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열린 TV 토론회에서 수도권매립지를 인천에 사실상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날 오 후보는 토론회에서 인천시의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 방침에 따라 심각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게 되는데 대책은 무엇이냐는 이수봉 후보(민생당)의 물음에 답을 했다.

당시 오 후보의 답변 내용은  "인천의 쓰레기 매립지가 그동안 잘 운영이 돼 왔는데 인천시가 여기에 난색을 표하면서 지금 상황이 매우 급박해졌고 현재 서울시 내에는 쓰레기를 매립할 장소가 없어 협의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이 후보가 ‘그러면 서울이 아닌 인천・경기에 계속 (매립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오 후보는 “매립량은 분명히 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고 협의를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박 시장의 공언대로 오는 2025년 수도권 매립지의 운영을 종료시키고 이후 인천 관내 쓰레기만 취급하는 인천에코랜드의 조성사업에 착수한 상태다.

따라서 수도권 매립지를 사싱상 연장 강행하겠다는 오 후보의 발언이 '인천시장'은 물론 '인천시민'으로서도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박 시장은 “10년도 더 지난 옛날 논리를 내세우고 인천시 탓을 하고 서울에는 매립할 곳이 없다는 등의 답변은 답답함을 넘어 (시장 후보로서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박 시장은 "한 마디로 ‘매립량을 줄이기 어렵고, 서울시 내에 쓰레기를 매립할 장소가 없으니 쓰던 대로 계속 쓰겠다’란 이야기"라며, "서울 내부는 강남과 비강남으로, 수도권은 서울과 서울 주변으로 편을 나누는 (오 후보의) 구태적인 인식 수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지난 2010년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오 후보가 제1매립장의 사후관리 기간이 끝나면 재사용하겠다는 뜻을 비쳐 왔던 것을 인천시민들이 잊지 않고 있다"며 "경인운하 사업을 위해 매립지 부지를 판 돈 중 1,000억 원을 가져가고도 인천에 한 푼도 내어주지 않으려 했던 것 역시 잊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 쓰레기 정책이 ‘발생지 처리 원칙’을 기본으로 함에도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 당연한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인천과 인천시민은 고통받아 왔고 그 속에 오 후보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었던 것 또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쓰레기는 버린 곳에서 처리하는 게 환경정의"라며, "2021년에 맞는 오 후보의 생각의 전환, 정책 변화를 요구하며, 우리 시와 300만 시민이 내딛은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향한 발걸음은 멈추지도, 되돌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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