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시정질문서 제물포고 이전 문제 놓고 공방

제물포고등학교 전경. ⓒ인천중구청

 

중구 전동에 소재한 제물포고등학교의 이전 문제가 인천시의회에서도 거론됐다. 해당 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시의원이 이전 반대 입장을 의회에서 내비치면서 현재 이전을 추진 중인 인천시교육청으로서는 고민해야 할 문제가 생긴 셈이다.

인천시의회 안병배 의원(중구1)은 22일 열린 시교육청 시정질문에서 도성훈 시교육감을 향해 “현재 제물포고는 중·동구 지역에 소재한 유일한 공립 고등학교”라며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이를 이전한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고 따졌다.

교육기관의 재배치라는 대안이 있다고 해도 ‘학교’인 제물포고의 이전이 추진되면 공동화 현상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게 안 의원의 의견인 것이다.

시교육청이 제물포고의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16일. 당시 도 교육감이 시교육청사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제물포고를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고, 비는 자리에 남부교육지원청의 이전 내용을 포함한 교육복합단지 조성 안을 발표했었다.

당시 시교육청은 학교를 대체할 만한 교육관련 기관들이 들어서는 만큼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거라고 예측하지 않았다.

그러나 안 의원이 “중구 주민들 사이에 공동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면서 시정질문 자리를 통해 직접 문제 제기를 함에 따라, 중구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부정적인 여론도 상당히 있는 것으로 일단은 확인되고 있다.

학교를 내어주고 들어오는 교육기관들이 과연 공동화 현상을 막아줄 것인지에 대해 시교육청을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 여론이 있는 것으로 읽힌다.

안 의원은 “현재 동인천역 인근에 건립된 학생교육문화회관의 현재를 보면 학교가 떠난 자리에 교육관련 기관이 들어선다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 명확해진다”며 “문화회관 자체도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보니 상인들은 물론이고 중구 주민들에게도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이 언급한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의 경우 과거 해당 부지는 현재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축현초등학교가 있던 자리였다.

그러나 1990년대 말엽부터 2000년대를 지나며 인근의 인천여고와 대건고교 등의 학교들이 본격적으로 이전을 시작했고 축현초고 역시 2001년 연수구로 이전을 하면서 이 일대엔 도심 공동화 현상이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축현초교가 떠난 당해부터 공사에 착공해 2004년 학생교육문화회관를 개관했지만 학교들이 떠난 빈 자리를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안 의원은 16일 도 교육감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주민들과 소통과 협의의 과정이 있어야 했건만, 이를 다 뛰어넘고 갑작스럽게 연 기자회견”이라며 “이는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따졌다.

안 의원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도 교육감은 “세월이 흐르면서 인구도 늘어나고 도시 몸집도 커켰고, 이 과정에서 인구 분화현상으로 인해 학교 위치에 대한 문제가 당면과제로 부각됐다”면서 “원도심에 비교해 신도시의 학교 공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 (신도시에) 학교를 재배치하고, 원도심에는 교육인프라를 주는 것이 결국 학생들에게는 더 좋은 여건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또 “학교를 이전시키는 문제는 수많은 절차가 있고 학생과 교사 및 학부모 등에게 충분한 설명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이전 계획은 확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추후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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