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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현대사회 속 진실된 사람',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을 읽고동국대학교 사범교육대학 가정교육과 4학년 전휘민

지독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타인과 비교하며 점점 불안해져만 간다. 왜 우리는 남과의 비교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끝없는 자기위로와 자기비하를 반복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SNS에서는 경쟁적으로 행복한 모습을 광고한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은 무엇일까. 진정한 나는 어디에 있는걸까. 과연 솔직하게 스스로를 보여주는 사람, 스스로에게 진실한 사람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소설 '빨강머리 앤'의 주인공 앤 셜리는 스스로에게 충실하다. 앤은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앤은 빨강 머리에 주근깨가 가득한 얼굴을 가진 빼빼 마른 고아 소녀이다. 엉뚱한 상상력이 넘치고 한 순간도 조용히 있지 못하는 수다쟁이다.

그녀는 남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사랑 받기 위해, 상상력을 줄이거나 말수를 줄이지 않는다. 이러한 앤의 밝은 성격과 수다스러움은 많은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다. 

'톰 소여의 모험'의 저자 마크 트웨인은 앤을 “앨리스 이래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이토록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벗어던진 페르소나’다.

모두가 사회적 가면인 페르소나를 쓴 채 생활하는 사회 속에서 빨강머리 앤의 존재는 신선하다. 길버트 블라이스가 자신을 홍당무라고 놀린다면 바보처럼 가만히 있지 않고 머리를 석판으로 내리치는 것. 다이애나와 나를 같이 놀지 못하게 하는 다이애나 엄마를 몇 번씩 찾아가 울며불며 매달리는 것. 자신이 사랑하는 마릴라를 위해 그토록 가고 싶고 이뤄낸 레드먼드 대학교를 포기하는 것. 진실된 앤의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남들보다 더 나은 학점, 학벌, 직장, 결혼을 하기 위해 잣대를 이리 저리 세우기 바쁘다. 자기 자신을 쳇 바퀴에 몰아넣은 채 힘들게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남들에게 있어 보이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 빨강머리 앤을 보며 다시금 생각에 잠기곤 한다. 

쳇바퀴에 굴러가는 내가 나인지,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내가 나인지, 자기 자신도 모를 것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치유 받지 않는 세상, 사람이 사람에게 속고 속이는 세상,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앤을 양육한 마릴라 아주머니 조차 페르소나를 쓰고 자기 자신을 줄곧 숨겨왔다. 하지만 그녀의 페르소나를 벗고 진실해지는 순간 그녀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난 늘 속에 있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어. 하지만 지금은 말하기가 쉽구나. 난 널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있고 네가 초록색 지붕 집에 온 이후로 넌 나의 기쁨이자 위안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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