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학 펄라이트세라텍 대표, 제조공법 특허 등록… 기능성 액자로도 인기

지난 8월 30일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K-Show' 전시회에서 이정학 펄라이트세라텍 대표를 만났다. 그는 펄라이트가 건축업계는 물론 미술계에서도 획기적인 신소재로 각광 받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8월 21일 인천 남동공단 내 전자제품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9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이어 9월 7일에는 서구 석남동의 도색전문업체에서 또 한 번 화재가 발생해 지역 주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처럼 대형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건물의 내·외장재다. “화재에 취약한 내·외장재가 피해를 키웠다”는 언론의 보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샌드위치 판넬 등 화재에 취약한 건물 내·외장재를 교체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 또한 커지고 있다.

그리고 화산재를 팽창시킨 신소재 ‘펄라이트’가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펄라이트는 건축용 외장재로 기존의 대리석 등과 비교해 획기적으로 가벼울 뿐만 아니라 단열성·내화성·흡음성 등 친환경적 장점을 최대화하는 한편 수분흡수성의 단점을 개량해 강도 저하를 막고 내구성을 향상시켰다.

본지는 이 같은 펄라이트의 활용가치를 극대화시켜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킨다는 목표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주)펄라이트세라텍 이정학 대표이사를 만나 그의 꿈과 비전을 들어봤다.

 

▶펄라이트는 어떤 물질인가?

한마디로 용암에서 끓고 나온 화산재라고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늘 보던 강냉이를 뻥튀기 하듯이 화산재를 팽창시킨 물질이 펄라이트라고 보면 이해하기가 편할 것이다.

주요 특성은 불연재, 친환경성, 단열성, 방음성, 습기조절, 탈취제거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약 1000℃ 불에 2시간 이상 견딜 수 있는 완전불연재이고, 자연에서 직접 채취해 6대 중금속 등이 없는 무독·무해한 천연무기질의 친환경 재료다.

또한 외장재 중에서 유일한 단열기능이 있어 에너지 절감이 필요한 녹색건축에 유용하며, 층간소음을 방지할 수 있는 방음기능도 뛰어나고, 특히 대리석 무게의 10분의 1정도 되는 초경량이라 다루기가 간편하다.

 

▶이번에 펄라이트 관련 기술을 특허출원했다.

펄라이트의 특성을 알고 관련 업계의 회사가 내·외장재 개발에 관심을 가졌지만 국내에서는 관련업계가 아주 영세하다보니 기술 축적이 이뤄지지 않아 아직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당사에서 펄라이트의 물성을 잘 보존해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최대 단점인 물 흡수성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개발에 성공했다.

특허출원명은 ‘펄라이트를 이용한 경량건축자재의 제조방법’인데 주로 농업 원예용이나 건축 단열재로 사용되던 다기능 소재인 펄라이트(중국명: 진주암) 원료를 기초로 해서 새로운 제조공정으로 표면에 석재 착상기술 적용과 방수기능이 가미된 세라믹 처리로 건축 외장재라는 새로운 특성을 부여함으로써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기능과 활용도를 제공해 초경량 소재의 고부가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9월 13일자로 특허등록결정서가 나와 곧 등록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기술에 대해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중국에서 유학을 할 당시에 중국건축자재펄라이트연합회의 협회장과 인연을 맺으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아울러 국내에 많은 화재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국내에 들여와서 보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중국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고 시공을 해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한국의 건축문화의 차이를 알게 되면서 중국펄라이트협회의 도움으로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얻을 수 있게 됐고, 나아가 한국 실정에 적합한 원천기술을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했다.

 

▶한국 실정에 적합한 원천기술이라면?

각종 요업처리 기술과 고도 화학 기술 연구를 통해 최초로 기계적 강도를 유지하면서 유해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저비용·다기능·고품질의 첨단 신소재인 펄라이트를 활용해 외장재를 개발하는 기술이다.

여기에는 원재료 생성물의 부식 및 부패를 방지하는 처리기술이 필요하고, 고속 표면코팅공법과 열처리 공법 등도 사용되며, 연소기술의 핵심인 탄화처리기술과 폐 석재를 활용한 재생제품의 성형화 기술, 재료 생성물 내의 유해물질 처리 기술, 이산화탄소 및 유해가스 저감 처리 기술 등 외장재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최신 첨단기술이 전부 적용됐다고 할 수 있다.

 

▶기존 기술과 비교했을 때 어떤 경쟁력이 있나?

펄라이트는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해 있어 그 기술의 정확한 상황을 아는 데 한계가 있으나 현재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당사가 특허출원 중인 내용처럼 외관에 석재 착상기술을 적용해 미관을 고려하고 표면을 세라믹으로 처리하는 방식의 펄라이트 외장재는 국내 시장에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에 유사한 외장재 생산회사가 있는데 주요내용을 비교해보면 품질은 당사의 제품이 강도에서 월등하고 표면도 세라믹기법으로 처리해 반영구적인 보존이 가능한 데 비해 중국 유사제품은 표면이 타일 식으로 외관의 디자인이 미관 면에서 떨어지고 강도 역시 약하다.

 

▶그렇다면 중국에 역수출도 가능하다고 보는지?

물론이다. 펄라이트 제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때부터 중국업계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고, 그동안 수차례 시제품을 제작해 중국펄라이트협회에 보내서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은 후 국제특허(PCT)를 국내특허와 동시에 출원한 것이다.

시작할 때부터 중국시장을 겨냥한 것이고 최근 중국 서안을 방문했을 때 당시 기술진이 동행해 펄라이트협회 관계자에게 기술적인 부분을 충분히 설명해 중국 측에서 우리 기술을 도입해 합작 공장을 설립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기존 석재 제품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원료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천연석재는 기존에 대리석을 가장 많이 사용해왔으나 자원의 한계가 있고 무게도 상당히 무거워 작업공정에서 상당한 고도 기술과 경험, 노하우가 있어야 설치가 가능한 반면 당사의 펄라이트 스톤은 자연에서 채취가 용이한 펄라이트에 석재의 폐분이나 폐석, 잡석을 사용해서 천연자연석과 동일하게 외관을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석은 방수에 매우 취약하고 오염에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데 반해 생산공정 중 방수기능이 강화된 세라믹 코팅처리로 내수성이 강화돼 내오염성이 확보됐다. 아울러 최근 방사능 물질 노출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 펄라이트 스톤은 섭씨 1000℃에서 소결로 화학 유해물질이 제거돼 유해환경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

디자인의 다양성에 있어서도 당사의 펄라이트 스톤은 건축물의 특성에 맞게 색상과 형상의 자유로운 구현이 가능해 적용 범위가 매우 넓고, 초경량이라 운반·시공이 용이해 상당한 시공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구체적으로 초경량의 장점에 대해 설명한다면?

건축업계의 외장재 공사가 3D(어렵고, 힘들고, 위험한) 업종이다 보니 경험이 부족한 청년층이나 힘이 약한 노년층, 경력이 단절된 여성층은 참여하기가 힘들어 대부분 외국인 인력이 종사했는데 이런 점을 개선해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천연 화강석 기준으로 보면 시공비를 포함해 최저가가 1평방미터당 8만원, 칼라석인 경우는 10만원 이상에서 거래가 형성된다. 반면 펄라이트 스톤은 석종에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약 5만원 내외로 아주 저렴하게 공급할 예정이다.

 

▶펄라이트 스톤을 중국에서 생산되는 유사제품과 비교하면 어떤 점이 우수한가?

우선 제조공정에서 큰 차이가 있다. 중국의 유사제품은 생산 공정에서 원재료와 표면처리로 구분해서 처리하는 등 매우 복잡한 데 반해 펄라이트 스톤은 원터치로 생산 공정을 대폭 단축해 매우 단순하게 처리된다.

또한 중국 유사제품은 경량성에 비중을 두다보니 적정온도 초과로 방음, 단열 기능이 많이 소실되지만 펄라이트 스톤은 적정한 온도에서 가공으로 방음·단열기능을 물성에 맞게 유지하고 강도나 외관의 색상 등에서 차별화 된다.

가격도 중국산은 10만원 내외인데 펄라이트 스톤은 5만원 내외이니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펄라이트 판재 성형기술을 다양한 곳에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당사가 보유하고 있는 펄라이트 제조공법 기술로 최근에 ‘펄 앵글(Perl Angle)’이라는 상표로 기능형 액자를 출시했다.

건축업계에서 그동안 마땅한 불연 외장재가 없어 고민했듯이 미술계에서도 펄라이트 신소재를 통해 기능은 그대로 살리면서 천연질감으로 자연스러운 색감을 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일산킨텍스에서 개최한 ‘K-SHOW’와 서울 인사동 청각장애인작가작품전, 안산국제아트페어에 콜라보로 작가의 작품과 동시에 전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올해 폭염으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펄라이트를 외장재로 사용하게 되면 단열기능으로 그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향후 시장규모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당사가 확보한 원천기술이 중국 유사제품에 비해 선진기술이라 생각돼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서도 수출 규모가 아주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보면 대리석 수입이 연간 1조3000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90% 이상이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어 최근 환경 문제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도 수급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 이 중 일부만 대체가 돼도 그 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른다.

특히 최근 대형화재로 인해 인명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하다보니 소방법을 개정하자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신축건물이나 기존의 드라이비트, 방염, 단열재 등에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될 것으로 보이며 기존에 건축된 드라이비트 건물을 리모델링한다면 그 규모는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국내에 마땅한 물질이 없어 정부 당국자가 정책을 수행하는 데 펄라이트 스톤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인포메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세계 시장의 규모가 약 2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향후 전 세계적으로 펄라이트가 건축외장재로 사용되면 단순 농업원예용이나 건축단열재로 사용하는 것에 비해 그 가치가 적게는 5배에서 10배 정도의 차이가 나 시장규모는 약 1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