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감축 큰소리 고작 경기장 주변 나무심기
입장객 관리 바코드·RFID 대신 일일이 수작업으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아시아드 주경기장 조성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녹지공간을 없앴다. 그린벨트 내 있던 나무들 대신 주경기장 등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섰다. 그러면서 저탄소친환경 대회로 치르겠다며 주경기장 주변에 6천3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입장객 관리는 자원봉사자들이 입장객의 표를 확인하고 입장객 수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세고 있다. 최첨단 기술력을 보여주겠다는 목표였지만 바코드 또는 RFID 등을 이용한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입장관리 계획은 자원봉사자들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변경됐고, 결국 놀이공원보다 못한 입장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보다 환경 친화적인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대회, 최첨단 기술력을 보여주는 역대 최고의 대회 개최’가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최우선 목표였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개막 전 대대적인 홍보까지 펼쳤다. 조직위는 대회 개최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여 저탄소친환경 대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조직위로부터 8천만원을 받아 용역을 수행한 결과, 대회 개최에 따른 온실가스 발생량은 13만996t으로 예측됐다. 조직위는 이중 5%인 6천500t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대회는 이같은 목표와는 거리가 멀기만 하다. ‘무늬만 친환경, 최첨단 IT 대회’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탄소배출량 5% 감축을 위해 조직위가 추진한 사업은 8개 신설 경기장 전기를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으로 일부 사용하는 것을 빼고는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기부와 나무심기가 전부다.

조직위 관계자는 “녹지였던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 주경기장 부지에 다시 나무 6천300그루를 심었고 이를 통해 140t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며 “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로부터 12만9천500t, 한국지역난방공사로부터 1천500t, 한국남동발전으로부터 5천t의 탄소배출권을 기부받아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탄소친환경 대회를 위한 정책 수립 및 조정을 담당하는 조직위 직원은 단 1명에 불과하다. 없앴던 나무를 다시 심고, 기업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만 탄소배출량 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조직위의 현실이다.

최첨단 IT 기술력으로 대회를 치르겠다는 조직위의 얘기도 경기장 입장관리에서부터 헛점을 보이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당초 바코드를 이용해 입장관리를 할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입장관리를 맡는 자원봉사자들이 고령인 탓에 바코드를 인식하는 핸드스캐너를 작동하는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입장권 확인한 뒤 입장객 수를 세고, 한번 입장한 관람객이 경기장 밖으로 잠시 나갈 경우 일일이 입장권에 도장을 찍고 있다. 최첨단 IT 기술은 찾아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정확한 입장객 수를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편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탄소제로 대회를 목표로 탄소배출량 5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환경부(2명), 산림청(1명), 강원도청(2명) 등에서 파견된 환경직 공무원들은 생물다양성 보존, 수질개선 및 맑은 물 공급, 저탄소 O2 플러스 구현, 자원순환 촉진 및 녹색제품 구매, 참여와 협력 네트워크 강화, 지속가능한 건축 및 도시공간 조성 등 6개 세부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특히 풍력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해 100㎿의 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실제 대회 기간 발생하는 정확한 탄소발생량을 예측하기 위해 온실가스 모니터링도 시행하고 있다.

입장관리도 최근 국제대회 추세에 따라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보안을 위해 입장권을 구매한 본인만이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는 소치동계올림픽처럼은 아니지만 바코드, RFID 등을 이용해 효율적인 입장관리를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확한 입장객 수도 파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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