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트로에서 서쪽으로 100㎞쯤 가다보면 ‘룬솜’이라는 곳의 엄청난 규모의 유채꽃 재배지입니다.

제주도에는 이른 봄부터 유채꽃이 온 섬을 노랗게 물들이지만 몽골은 5월이 넘어서 파종을 하기 때문에 유채꽃들이 7~8월경에야 꽃들이 피어납니다. 이 유채꽃은 가축에게 먹일 목초용으로서 일종의 사료 작물이며 중국인들이 몽골정부로부터 땅을 임대받아 조성한 거대 농업단지입니다.

이 거대한 농장을 보면서 평생 가축만 길러왔던 현지 몽골주민들은 부러움 반, 질시 반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고 많은 논란도 생기게 됩니다.

'중국인들이 심은 유채가 몽골초원을 황폐화 시킨다'는 생각과 '양질의 풀도 제대로 자라기 힘든 황폐한 초원에서 유채가 질소를 땅에 고정 시켜서 오히려 토양을 기름지게 만든다'는 두 가지 대립된 입장입니다.

전 국민이 300만인 적은 인구지만 한반도의 7배가 넘는 광활한 땅을 가진 몽골인다운 각각의 발상입니다.

아무리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스스로 그 자원을 이용할 줄 모른다면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저 노랗게 물든 유채꽃에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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