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3곳 인천시 상대 대금청구 소송 제기 혹은 준비 중
설계 분리 방식…예산부족 저가입찰 선정 후 관리소홀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이 공사비와 관련해 대회 시작 전부터 말썽이다.

경기장 건설을 맡았던 몇몇 시공사들이 인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했거나 준비 중에 있어 인천시의 관리·감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저가 입찰에 의한 부실 공사 논란에서 관리·감독 부실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남동체육관을 시공한 계룡건설산업이 지난달 인천시를 상대로 62억원의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계양경기장 시공사인 태영건설이 47억원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주경기장을 짓고 있는 현대건설도 조만간 350억원의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공사들은 공사를 진행하면서 현장 여건이 당초 설계와 달라 불가피하게 공사비가 증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설공사와 터파기 공사 과정에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설계변경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추가 공사비를 인천시가 지급해야 한다는게 이들 시공사들의 주장이다.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건설은 설계와 시공이 분리된 발주 방식으로 이뤄졌다. 설계와 시공을 묶어 발주하는 턴키 방식이 아니라 설계를 먼저 완료하고 이에 따라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더욱이 예산이 부족해 시공사 선정을 저가 입찰 방식으로 했다.

경기장의 평균 낙찰률은 75%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계룡건설산업은 남동경기장 건설공사를 최저 낙찰률인 70.283%에 수주했고, 태영건설도 계양경기장을 74.041%의 공사비로 낙찰받았다. 특히 계룡건설산업은 강화경기장도 예상 공사비의 71.959%로 낙찰받아 공사를 완료했다.

경기장 건설에 따른 계약금액은 실제 정산금액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설계 당시 예상 공사비는 실제 공사 과정에서의 현장 여건과 물가 상승분 등으로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옥련실내사격장은 계약금액이 120억4천700만원이었지만 정산 금액은 170억4천만원으로 5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선학경기장, 주경기장, 송림경기장, 문학경기장은 각각 10억원, 100억원, 40억원, 50억원의 공사비가 증가했다.

하지만 인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계룡건설산업과 태영건설이 시공한 남동경기장과 계양경기장의 공사비는 당초 계약금액과 거의 같거나 오히려 줄었다.<표 참조>

 
이들 시공사들이 맡아 시공한 경기장의 책임 감리단은 같다. 준공이 끝나기 전 이들 시공사들은 책임 감리단에 설계변경이 불가피하다며 공사비가 증가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준공 전 설계변경과 관련해 잡음이 일었지만 인천시는 책임 관리단에 전권을 준 채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결국 이들 시공사들은 준공 후 소송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인천시는 발주처로 시공 전반을 관리·감독해야 한다. 하지만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책임 감리단에게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설계 변경은 사전에 감독관인 책임 감리단에게 보고하고 그 타당성을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설계를 맡았던 책임 감리단이 ‘당초 설계가 잘못돼 설계변경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정복 인천시장의 인수위 격인 ‘희망인천준비단’에서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맡았던 인하대 한상을 교수는 “설계와 현장여건이 달라 발생하는 문제는 발주처인 인천시와 설계를 맡은 책임 감리단이 협의해 해결했어야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시공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