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지방선거의 패배를 눈앞에 두고 민주평화세력의 대연합론을 주장하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내에서도 정치적 꼼수니, 책임회피니 말들이 많다. 정치권은 그렇다 치고,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도 다수는 여당이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는 모양이네’ 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난 3년간의 정부·여당의 실정과 분열 그리고 아마추어리즘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실망하였다.

사상최저의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으며, 탄핵이후 모든 선거를 통해 입증되었다. 그러한 열린우리당이 지방선거 막바지에 겸허하게 반성하기보다는 마치 우리는 다시 부활할 것이니 힘을 달라고 하니, 국민들은 맥이 빠지는 것이다. 반성 할때는 통렬히 반성하여야 한다.

정작, 정부·여당이 깨달아야 할 중요한 점은 국민들이 그들의 레퍼토리인 ‘민주타령’에 더 이상 감흥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부·여당이 과거 독재세력에 맞선 민주화운동세력인 점은 지금까지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것을 현 민주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한마디로 ‘오버’다. 지금, 어디서 독재세력이 정치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정의장의 발언으로 열린우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 80%는 가만히 앉아서 비민주·수구꼴통 세력으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그러한 여당의 겸손하지 못한 태도가 더욱 국민들을 화나게 하는 것이다.

비민주(?)적인 보통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주의’는 정부·여당의 생각과는 괴리가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국민들이 바라는 상식적인 민주주의는 이런 것이 아닐까?

그것은 각자 사회구성원들이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 틀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남의 의견도 존중하여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상식적인 민주주의 발전에 여당은 얼마나 충실했는지 의문이 간다.

‘떼한민국’이라 불릴 정도로 떼쓰면 다 들어주는 사회, 상식을 뛰어넘는 극렬한 시위속에서 공권력을 상실하고, 공권력지킴에 앞장선 경찰수장은 해임되는 사회. 이러한 불안정한 사회를 국민들은 말만 안 했을 뿐,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정부·여당은 남의 의견에 대해서는 구시대적 사고니,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느니 하면서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독선의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나는 善이고 너는 惡이야’라는 식의 이분법은 이 사회를 분열로 몰아가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대다수 국민들은 이를 원하지 않는다.

이번 ‘민주평화세력의 대연합’ 발언은 또다시 국민들을 편 가르고, 우리사회를 갈등과 분열로 몰고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한때 여당 자신이 비민주적인 지역정파라고 매몰차게 몰아낸 민주당도 자신들의 그 민주세력 대연합의 한 축이라고 주장하니, 국민들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고, 그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소위 민주개혁세력에 적어도 10년의 기회를 주었다. 야당이 아닌 정부·여당으로서 말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을 담고 있는 듯한 투쟁적인 행태도, 과거의 민주 對 독재의 이분법으로 편을 가르는 모습도 우리 국민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바람은 정부·여당이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를 잘 경영해주는 의젓한 모습인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여당이 이러한 국민의 속마음을 잘 헤아려 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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